봄날 (양곡 시인)
앙상한 정신의 뼈마디로
앙상한 정신의 뼈마디로
이제는 무든 것이 끝났구나 생각될 때
풀뿌리조차 얼어붙어 이제는 정말
일어설 수도 없겠구나 생각될 때
그대는 꽃샘추위처럼 나에게 찾아온다
길가에 산수유꽃을 노랗게 피우며, 점심때
유치원 정문 앞에서 만났던 아지랑이가
골목길 모퉁이를 아롱아롱 돌아드는 오후 세 시쯤
아무에도 알리지 싶지않고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아던
강건너 잔설이 얼룩진 산자락의 기억
마루 끝에 앉아 눈이 아프게 바라볼 때
그대는 산토끼들을 멸망시킨
들고양이들처럼 마당을 가로질러
무릅걸음으로 나에게 찾아온다
잔설에 묻어두었던 날카로운 기억은 황폐히 뼈마디를 들어내고
생의 직벽은 가파르기만 하다, 어둠이 서툴었던 첫 경험의 그 밤처럼
밀쳐도 밀쳐도 새 순이 돋는 이 잔인한 봄날, 어디서 한바탕 소동을
일어키고 봄날을 이겨서 돌아오는 것인가 (주강홍 시인)
그대는 꽃샘추위처럼 나에게 찾아온다
길가에 산수유꽃을 노랗게 피우며, 점심때
유치원 정문 앞에서 만났던 아지랑이가
골목길 모퉁이를 아롱아롱 돌아드는 오후 세 시쯤
아무에도 알리지 싶지않고
강건너 잔설이 얼룩진 산자락의 기억
마루 끝에 앉아 눈이 아프게 바라볼 때
그대는 산토끼들을 멸망시킨
들고양이들처럼 마당을 가로질러
무릅걸음으로 나에게 찾아온다
잔설에 묻어두었던 날카로운 기억은 황폐히 뼈마디를 들어내고
생의 직벽은 가파르기만 하다, 어둠이 서툴었던 첫 경험의 그 밤처럼
밀쳐도 밀쳐도 새 순이 돋는 이 잔인한 봄날, 어디서 한바탕 소동을
일어키고 봄날을 이겨서 돌아오는 것인가 (주강홍 시인)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