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산불이 나면 안 되는 100가지 이유
[경일포럼]산불이 나면 안 되는 100가지 이유
  • 경남일보
  • 승인 2015.03.1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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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지역의 겨울 가뭄이 심상치 않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2014년 12월 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겨울철 기상 특성에서 이 기간 동해안의 평균 강수량은 37.4㎜로 평년 123㎜의 31%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는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42년 만에 최저 기록이다. 따라서 강원도 지역의 겨울 가뭄은 곧 산불 발생 위험도와 상당히 관련이 깊다.

필자는 산불 예방에 경각심을 고취시키고자 산불이 나면 안 되는 100가지 이유 중에서 일상생활에서 꼭 알아두면 유익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첫 번째, 캘리포니아 화이트 마운틴에 4720여년을 살아온 브리스틀 콘 소나무는 해발 3000m 고산에서 적은 영양분을 섭취하면서 단 1cm 직경생장을 하기 위하여 70년 세월을 참아내며 제 몸을 쇠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나무이다. 이 나무의 생명력 비밀은 ‘선택적 생명유지’ 능력이다. 즉 줄기의 일부가 죽으면 즉시 영양공급을 중단하고 살아있는 부분으로 보내 생명을 끝까지 유지하는 이 위대한 나무도 산불이 나면 끝이다.

다섯 번째, 21세기 인류에게 가장 큰 숙제인 지구온난화 현상을 완화시켜주는 작업을 도맡은 숲은 지구의 허파이며 공기 청정기인데, 매년 우리나라의 1.5배에 달하는 면적이 벌목과 개간 그리고 산불 등으로 파괴되고 있다고 하니 정말로 큰일이다. 열한 번째, 대기 중에 산소 비율이 약 21%인데 16% 이하로 떨어지면 사람이고 동물이고 호흡이 곤란하다. 산불이 나면 바로 이런 현상을 즉시 초래한다. 열세 번째,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나무는 제주도 백록담 근처에서 있는 돌매화나무인데 키가 2㎝도 안 되며 세계적 희귀종이다. 이 나무도 등산객의 한순간 부주의로 산불이 나면 없어진다.

서른여섯 번째, 한사람이 평생 30년생 소나무 127그루를 사용하는데, 실수로 산불을 낸 사람은 법적으로 화장실 갈 때 휴지를 못쓰게 해야 한다. 마흔 번째, 독일의 자랑거리인 숲, 검은빛이 띨 정도로 나무가 울창해 ‘흑림’이라고 하는데, 11대에 걸쳐 300여년 간 심고 가꾸었다. 이곳에 산불이 나서 타면 지하에 계신 할아버지가 땅을 치고 통곡할 것이다. 일흔여섯 번째, 쇠똥구리는 쇠똥을 자기 몸보다 몇 배 더 크고 둥글게 재단을 하여 수놈은 거꾸로 들어서 물구나무를 서서 앞다리를 땅에 박고 뒷다리에 힘을 줘 밀고, 암놈은 앞에서 바로서서 끌어당기는 부부의 힘을 합쳐 굴린다. 암놈은 땅파기를 하고 수놈은 그 흙을 물어다 멀리 치운 다음 짝짓기를 한 후 쇠똥구리 속에 알을 하나만 낳는데, 산불이 나면 공든 쇠똥과 알이 다 타버린다.

아흔세 번째, 숯은 소나무나 참나무로 숯가마에 넣고 초기 100∼200도, 후기 200∼280도로 건조시켜 착화되면 400∼500도로 탄화시키고 최고 700도까지 올린 다음 밖으로 즉시 꺼내 소화시키면 백탄 숯이 되고, 구멍을 막고 서서히 소화시키면 흑탄으로 생산돼 성화탄, 착화탄, 연마재, 공업연료, 화학재료, 가스정화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는데 산불이 나면 그냥 재가 돼 아무짝에도 못 쓴다. 백 번째, 최근 한반도를 뿌연 흙먼지로 뒤덮은 이례적인 겨울 황사는 겨울 가뭄ㆍ저기압ㆍ북서풍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겨울가뭄으로 인한 황사뿐만 아니라 산불 발생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드린다.

박남창 (농학박사·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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