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개방화시대, 우리 쌀의 경쟁력
[농업이야기]개방화시대, 우리 쌀의 경쟁력
  • 경남일보
  • 승인 2015.03.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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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쌀은 인류가 석기를 사용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에너지의 원천이자 문화의 근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현재 전 세계 30억 인구가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 선조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한 톨의 쌀이라도 더 얻기 위하여 골짜기에 다락논을 만들었고 바다를 막아 벼를 재배하기도 했다. 쌀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농업인들은 88번의 힘든 일을 감내했고 또 힘든 일을 이겨내기 위해 흥겨운 농요와 춤이 발전해 왔다.

이런 우리의 쌀이 글로벌시대 모든 상품이 그렇듯 올해부터 전면개방이라는 큰 전환기를 맞이했다. 여기에 최근 계속된 소비 감소와 재고누적이 문제다. 불과 40년 전인 1970년대에는 1인당 연간 140kg까지 소비했던 쌀이 지난해에는 그 절반도 못 미치는 65kg까지 떨어졌다. 이제 우리는 개방화에 맞서 그동안 꾸준히 노력해 왔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더욱 완벽하게 갖춰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밥맛이 가장 좋은 쌀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기후와 토양을 갖고 있다. 쌀 생산에 최적의 조건은 이삭이 팬 후 등숙기에 평균온도가 22℃정도다 .특히 주야간 온도차가 9℃정도가 되어 쌀의 여뭄이 좋아야 하는데 일본의 니가다현과 우리나라 남한전역이 이 지대에 속한다. 이런 최적의 여건을 가진 우리나라는 밥맛이 뛰어난 최고품질 품종과 재배기술까지 세계 최고수준을 갖추고 있는데 건조기계화율만 일본 수준정도로 높이면 품질경쟁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인근 일본은 수확 후 건조, 저장, 가공기술은 뛰어난 반면 잦은 태풍으로 벼 쓰러짐에 매우 취약해 좋은 원료곡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수입개방에 맞서 국내 쌀 산업을 보호한다는 소극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수출도 전면 자유화될 전망에 따라 수출대상국 소비자 기호에 맞는 전략품종 선정과 맞춤식 생산으로 판매처를 해외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국내개발 기능성 쌀을 건강기능성 식품시장으로 규모가 크고 수요가 많은 선진국에 수출해 우리 쌀의 세계화를 꾀해야 한다. 또 가격경쟁력을 서둘러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경쟁국에 비해 영농규모가 영세하고 토지용역비가 많아 불리한 영농여건을 갖고 있다.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별도 모를 기르기 않고 논에 바로 파종하는 초생력 생산비 절감기술인 벼무논점파 기술을 신속히 확산시켜야 한다.

쌀 개방화 시대에 우리는 꼭 한 가지 변해야 할 것이 있다. 현재 가을철이 되면 생산된 볏짚이 거의 빠짐없이 논에 되돌려지지 않고 거둬나가는 것을 보면 필자는 야윈 젖소에 먹을 사료는 주지 않고 젖만 짜는 듯한 안타까운 느낌을 갖는다. 쌀농사의 기반인 땅심을 저렇게 내팽겨 치고 어떻게 우리 쌀을 세계화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 쌀을 아끼는 모든 분들은 깊이 한번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김동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김동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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