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물의 산업화
[경일포럼]물의 산업화
  • 경남일보
  • 승인 2015.03.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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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호 (경남과기대 교수)
흔히들 19세기를 골드러시(gold rush) 시대라 하고, 20세기를 블랙골드(black gold), 즉 석유 쟁탈전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블루골드(blue gold), 즉 수자원 확보전의 시대가 될 것이라 할 정도로 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UN 미래보고서에서는 2025년에는 약 27억 명이 담수 부족에 직면하게 되며, 전 세계 국가의 20%가량이 심각한 물부족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가뭄으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와 수자원 고갈은 심화되고 있다. 물부족 현상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수자원의 원천인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77㎖로 세계 평균의 1.6배로 많은 편이지만, 1인당 수자원 부존량은 2629㎖로 세계 평균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계절별 강수량의 편차가 심하고 홍수기에 대부분의 물이 바다로 빠져나가 수자원 활용도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즉 수자원 총량은 연간 1297억 t으로 전체적인 수자원은 부족하지 않지만, 하천이나 댐 등에 의한 총 이용량은 333억t으로 이용률이 25.7%에 불과해 물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물부족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은 물의 산업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구상의 물을 부피로 환산한 13억5700만㎦ 중 담수는 3500만㎦로 전체의 2.6%에 불과하며, 담수 중에서도 이용 가능한 지하수와 표층수의 양은 약 30.5% 수준에 머물고 있어 물의 산업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이제 물은 단순한 생필품이 아니라 그 자체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재화로 볼 수 있어 물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세계는 이미 물 산업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물 산업은 이미 규모면에서 거대산업으로 자리 잡아 세계시장 규모는 올해 4828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865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5.8%의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는 등 21세기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분야별로 보면 설계ㆍ운영ㆍ관리 등 상하수도 관련 산업의 규모가 8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연간 17%씩 성장하는 물의 재이용 분야나 이미 연간 규모가 900억 달러에 달한 먹는 샘물시장과 중동국가 등에서 대규모 투자를 벌이고 있는 해수의 담수화 시장 등 물 산업은 전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우리 정부도 물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2015 세계 물포럼’을 4월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에서 개최, 인류의 행복한 삶의 기본요소인 물에 대한 인식고취를 함과 동시에 물 산업이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을 기회를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 생수시장은 일반생수부터 빙하수, 해양심층수 및 탄산수 등 기능성 생수까지 다양하게 개발해 2014년 말 기준 6000억원으로 매년 10%이상 성장하고 있다.

현재 세계 물 시장은 기술력과 선점효과를 앞세운 유럽의 다국적 기업들이 사실상 독차지하고 있으며, 이에 미국의 GE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이 새로이 물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건설 기술, 담수화 플랜트 등 일부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나 시장개척과 판매전략 경험이 부족한 탓에 해외진출 실적이 저조한 실정이다. 또 최근 물 시장은 건설ㆍ공급ㆍ운영ㆍ관리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종합적 서비스 능력을 갖춘 기업들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정부에서도 차세대 블루골드 산업인 물 산업 지원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것이다.

 

이웅호 (경남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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