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35)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35)
  • 경남일보
  • 승인 2015.03.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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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경남지역의 문인 등단 50주년 기록자들(4)
등단 55년을 살았던 ‘고향의 봄’ 시인 이원수를 기리는 ‘고향의 봄 기념사업회’(회장 김일태)에서 기념사업 10년을 기록한 책 ‘그 10년의 길’을 2011년에 불휘미디어에서 출간했다. 필자는 이 책을 들고 창원가는 김에 짬을 내어 이원수의 유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이 책의 ‘고향의 봄 문학기행’편에는 ‘이원수 발자취 더듬기’가 나온다.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 일대, 천주산, 남산, 고향의 봄길, 이원수 살던 곳(4~6세) 표지석, 이원수 살던 집(9세까지), 창원 읍성과 동문터, 우성 김종영 생가, 창원시 합포구,고향의 봄 창작터, 성호초등학교, 마산상고, 장군천, 철길, 옛마산 형무소터, 신혼 살림집, 고향의 봄 노래비, 마산바다, 함안의 금융조합, 함안천 둑길, 함안 살던 집, 여황산 등에 이르는 기행이다.

창원 소답동 일대는 유년시대의 발자취이고, 마산으로 옮기고 나서 성호초등학교, 오동동 일대는 집필지 언저리를 보여주는 곳이고 함안 쪽으로 넘어가서는 금융조합 재직시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다. 필자는 고향의 봄 창작 배경지가 된 소답동 일대를 찾아 보고 싶었다. 그림으로 나와 있는 소답초등학교, 김종영 생가, 읍성과 동문터, 이원수 살던 집, 이원수 성장지 표지석, 고향의 봄길, 남산, 천주산 일원을 살피는 코스를 잡았다.

먼저 그림에 나와 있는 제일 구석지고도 원점이 되는 소답초등학교를 겨우 찾았다. 산밑에 길 하나를 사이하여 붙어 있는 학교였다. 일직 교사인 듯한 분에게 고향의 봄길과 김종영 생가를 물었으나 아랫길로 가면 고향의 봄길이 나온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초등학교라는 곳에는 언제 어디서나 이원수의 정서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생각을 지워야 했다. ‘고향의 봄’에 나오는 ‘꽃대궐’이 김종영 생가 한옥이라는 그림을 참고해 김종영 생가를 더듬었으나 코 밑에 있는 것을 한참 우회하고 겉돌았다. 향교가 나왔으나 찾고자 하는 곳과는 별개의 자리에 놓여 있었다.

천주산을 지역민들에게 물었다. 서켠으로 우뚝 솟아 있는 산이라 거의가 지적해 주었다. 남산은 있다는 것만 알고 넘겼다. ‘이원수 살던 집’은 놓치고, 이원수 성장지 표지석은 찾았다. 4살부터 6살까지의 살던 집이었다. 이곳을 찾는 데도 여러 사람의 안내를 받았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골목이 아니라서 겉돌기가 일 수였다. 북동 207번지였는데 세월이 흘러 집은 무너져 없고 그 터에 지난 2004년 표지석을 세워 두었다. 그리고 난 뒤 역방향으로 물어 다시 소답초등학교 방향으로 되짚어 오르다가 김종영 생가를 만났다. 대문건물을 다시 보수하고 있었다. 문 열고 마당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 밖에서 담장 안으로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소답동 일대를 돌면서 느낀 것은 아무데도 ‘꽃피는 산골’의 흔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원수가 다니던 골목들은 현대식 건축물이 차지하고 있었고 자동차들의 홍수 속에서 고향의 봄길은 전봇대에 걸려 있는 작은 골목 번지길 같은 표지판으로만 남아 있었다. 이곳이 우리나라 고향의 봄, 그 1번지라는 말인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산골도 아니고 꽃도 피지 않고, 아무리 봄이 된다 한들 어디서 살구꽃이 핀다는 말인가? 우리는 작품 배경지를 기리는 문제를 놓고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혼자 생각하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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