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46> 경북 영양 이야기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46> 경북 영양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3.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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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디미방 장계향의 고장에서 오감만족 맛 여행
전국제일의 특산물 영양고추와 영양사과로 유명한 경북 영양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요리서인 음식디미방을 쓴 장계향이 남편 석계 이시명과 함께 자리 잡은 고을이다. 그가 쓴 음식디미방은 146가지의 한식 조리법이 구체적으로 담긴 보물창고다. 장계향이 양반가에서 언문이라고 천대받던 한글로 이 책을 쓴 이유는 요리의 재료가 모두 우리 땅에서 나는 것이고, 밥상을 차려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사람도 우리 조선의 여성이며, 이 책을 읽는 사람도 조선인이기 때문이라고 밝혀 그의 민족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녀는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여중군자라 불리고 있다.

영양으로 들어서 처음으로 찾은 곳은 두들마을. 약간 언덕위에 있어 멀리서 바라보아도 옛날 가옥들이 많이 보이는데, 두들이란 둔덕의 순 우리말로 언덕 위의 마을 이라는 뜻이라 한다. 여기는 소설가 이문열이 태어난 곳이고 앞에서 말한 음식디미방의 저자 정부인 안동장씨 장계향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음식디미방 전시관과 관련된 볼거리가 많이 있고, 석계고택은 조선시대 유학자 석계 이시명의 고택으로 장계향과 함께 살았던 집이다. 일자형 사랑채와 안채가 이자형으로 배치되어 있고 토담을 막아 뜰집과 같은 느낌이 든다. 석계고택 외에도 체험을 할 수 있는 고택들이 많이 있어 미리 예약을 하여 방문을 하면 좋은 음식과 함께 추억이 될 만한 한옥체험을 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남이포
두들마을에서 선바위관광지로 향한다. 선바위관광지는 선바위와 남이포를 배경으로 분재수석야생화테마파크 영양고추홍보전시관 고추캐릭터광장 민물고기전시관 영양특산품직판장 등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다. 절벽과 강을 사이에 두고 바위를 깎아 세운 듯 거대한 촛대를 세워 놓은 것 같은 바위가 선바위이고, 석벽과 절벽을 끼고 흐르는 두 물줄기가 합류하여 큰 강을 이루는 강을 남이포라 한다. 선바위와 남이포는 조선 세조때 남이장군이 역모자들을 평정시켰다는 설이 전해져오는 곳으로, 볼거리와 함께 다양한 레저를 즐길 수 있다.

다음은 영양산촌생활박물관. 영양산촌생활박물관 관람은 전통생활체험장 실내전시장 전통문화공원 순으로 하면 좋은데, 전통생활체험장에서는 서낭당 투방집(통나무집 또는 귀틀집) 너와집 굴피집 등을 체험하며 실내전시장에서는 산촌의 살림살이, 산촌의 마을살이, 산촌의 농경활동, 산촌의 화전경작, 산촌의 여가활동, 산촌의 공예활동 등을 둘러보며 선조들의 산촌 생활상을 일목요연하게 보고 느낄 수 있다. 실내전시장을 나와 전통문화공원으로 향하면 초등 교과서나 동화책에서 접할 수 있는 효녀 심청,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별주부와 토끼, 견우와 직녀, 선녀와 나무꾼, 호랑이와 곶감, 흥부와 놀부, 의좋은 형제 등의 스토리텔링을 밀랍 인형과 함께 볼 수 있어 아이들의 교육의 장으로도 좋겠다.

영양산촌생활박물관을 나설 쯤에는 시간이 많이 흘러 벌써 배꼽시계가 울린다. 모처럼 한우를 먹으려고 마음을 정하고 최고급 영양한우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본가를 찾았다. 영양 본가에서는 한우생갈비살 한우꽃등심 삼겹살 등을 차려내고 있는데 과히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양도 적당하고 맛은 최고인 한우꽃등심을 주문하여 불판 위에 올려놓으니 적당하게 육즙이 생긴다. 핏물이 약간 마를 정도로 구워 한 점 머금어 씹으니 적당히 베어 나오는 수분이 미각을 자극하고 식욕을 돋우어 맛이 일품이다.

 
선바위
이제 외씨버선길을 조금 걸어 주실마을로 향한다. 오이씨처럼 볼이 조붓하고 갸름하여 맵시가 있는 외씨버선은 영양 출신 조지훈의 시 승무에서 나오는 시어다. 그 이름을 따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청송 영양 봉화 영월 4개 군의 마을길과 산길을 이은 길을 외씨버선길이라 명명하여 총 170㎞의 생태문화탐방로로 가꾸었다. 우리가 걸은 여섯째 길은 영양전통시장에서 조지훈문학관에 이르는 13.7km 중 일부로 영양전통시장에서 사람 사는 인심을 느껴보고, 소나무숲길을 걸으며 숙종 18년에 현감 정석교가 여기서 시회를 열었다는 척금대에서 지조와 절개를 다짐한 후 사뿐사뿐 빠져드는 외씨버선을 노래하며 시인의 마음으로 주실마을에 들어섰다. 일월면 주곡리에 속하는 주실마을은 북쪽으로 일월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청기면 동쪽은 수비면 남쪽은 영양읍과 맞닿아 있는데, 전통마을이면서도 실학자들과의 활발한 교류와 함께 개화 개혁으로 이어진 진취적인 문화를 간직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주실쑤라고도 하며 마을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시인의 숲을 지나 먼저 월록서당으로 간다. 월록서당은 조선 영조 49년에 옥천 조덕린의 손자인 월하 조운도가 안을 내고, 한양조씨 야성정씨 함양오씨 등이 추축이 되어 후진을 양성하기 위하여 건립했다. 지훈 선생이 어려서 한문을 배운 서당인데 중간은 마루이고 양쪽이 방으로 왼쪽은 존성재 오른쪽은 극복재라는 편액이 붙어 있다. 여기에서 공부한 사람들 중 월하와 만곡을 위시하여 향내 후진양성은 물론 이름난 학자가 많이 나와 동남문풍의 중심이 되었고, 서당의 현판은 숙종조 때 영의정인 번암 채제공 선생의 친필이다.

지훈문학관은 지훈 선생을 후세에 길이 기리기 위해 건립한 문학관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선생의 부인인 김난희 여사가 쓴 현판이 170여 평 규모의 ㅁ자 모양으로 지어진 목조 기와집과 함께 방문객을 맞이한다. 문학관에 들어서면 조지훈의 대표적인 시 승무가 흘러나오고, 화살표를 따라 이동하면 선생의 삶과 그 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두들마을
문학관을 나와 주실마을을 둘러보며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곳인 호은종택으로 들어갔다. 호은종택은 주곡마을에 처음 들어온 입향조 조전의 둘째 아들 조정형이 인조 때 지은 것으로, 경상도 북부지방의 전형적인 양반가의 모습을 하고 있는 ㅁ자형 집으로 정침과 대문채로 나누어지는데, 정침은 정면 7칸, 측면 7칸이며 정면의 사랑채는 정자 형식으로 되어 있고 서쪽에는 선생의 태실이 있다. 대문채는 정면 5칸 측면 1칸으로 되어 있으면서 솟을대문이 있고, 한국전쟁 당시 일부가 소실되었으나 1963년 복구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영양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해 선바위가든으로 향한다.

정갈하게 조리하여 10가지가 넘는 산나물로 한상 가득 차려진 산채정식에서 영양의 신선함 맛을 한 껏 느꼈다./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선바위관광지 안내도

 
본가 한우꽃등심
한우꽃등심
월록서당
여중군자 장계향
호랑이와 곶감
한옥체험
지훈문학관
주실마을

 
호은종택
선바위가든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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