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산불진화에 따른 제언
[경일포럼] 산불진화에 따른 제언
  • 경남일보
  • 승인 2015.03.2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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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춘 (한국산림기술사회 고문)
▲ 허종춘 (한국산림기술사회 고문)
봄철 건조기를 맞아 산불 현장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아쉬움이 남아 몇 가지 제언해 보고자 한다. 먼저 유관기관 간의 협조체제 구축이다. 요즈음은 이동통신의 발달로 산불을 발견할 경우 빠른 신고로 소방당국의 출동이 곧 바로 이뤄진다. 이때 소방차가 접근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산불이 발생된 산지의 제일 가까운 곳까지 접근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 농로나 산길에 소방차가 정차한다. 때문에 뒤따라오는 산불진화대인 출동인원과 진화장비가 산불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다. 더구나 대다수 산불은 소방차로서 그 진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방호스가 길게 깔리면 수압 때문에 물 분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방차는 그 이상의 진입이 어려울 경우 후속 출동장비와 진화인원의 통행을 감안해 그 통행로를 확보해 줄 수 있는 위치에 정차해야 한다. 오히려 소방차는 산불현장보다는 소방차의 진입이 가능한 가옥이나 시설의 인화예방과 진화를 전담하거나 산불 진화인력의 급수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지자체와 소방당국의 협조체제가 구축되고 역할분담이 필요한 이유이다.

요즈음은 옛날과 달리 시골의 인구가 많지 않고 노령화로 산불을 끌 수 있는 인력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헬기의 진화태세가 잘 갖춰져 초기진화로 그나마 큰 산불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오후 늦게 발생된 산불은 조기진화가 어려워 야간으로 이어져 대형화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야간에는 각종 안전사고 등의 문제로 산불진화가 이뤄지지 않고 그 다음날 날이 밝아야 진화작업이 재개되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하루 중 바람의 세기가 제일 약할 때가 새벽 2시께라고 한다. 현지 지형에 밝고 산불진화에 지식을 가진 진화대는 야간에 산불을 아주 쉽게 진화할 수 있다. 경험으로는 주간의 진화보다 몇 배의 능률을 보이고 대다수 날이 밝기 전에 진화가 가능하다. 물론 현지 지형에 밝고 산불진화 전문지식이 있는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산불이 하루를 넘기게 되면 인력이나 지휘체계는 지쳐서 무너지고 그 상위기관의 지휘체계가 투입되므로 현지 형편에 어두워 산불을 크게 하는 요인이 된다. 헬기로 공중진화가 아무리 잘되어도 지상에서 완벽한 뒷마무리가 있어야 산불이 완전하게 꺼졌다고 할 수 있다. 어설프게 진화된 현장에서 모든 인력이 철수하고 나서 뒷불정리가 미숙해 다시 일어나는 불은 당초의 산불보다 끄기가 배로 어렵다. 왜냐하면 출동됐던 인원은 이미 하산했고 더구나 지쳐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반드시 이뤄져야 할 조치가 뒷불감시조의 현지 잔류이다. 지형이 복잡하고 낙엽이 많은 경우는 2∼3일 후에도 다시 산불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그 잔류시간은 지형과 기상상태 등을 종합해 맞게 운용하면 된다.

뒷불감시 인원에게는 급식과 장비를 공급하고 야간 추위에 대비해 산불피해지 내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근무토록 하면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밤에 산 밑에서 다시 일어나는 산불 진화 지휘에도 도움이 된다. 이때 반드시 산불피해지가 전부 관망되는 산 밑의 일정장소에서 무전기 등으로 뒷불감시조의 근무를 지원해야만 한다. 이는 산 속에서는 재불 장소에 접근은 용이하나 등잔 밑이 어둡듯이 발생 상태를 잘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몇 사람의 현지근무로서 만약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발생 빈도가 아주 높은 뒷불을 감당하므로 많은 인력의 출동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허종춘 (한국산림기술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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