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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야기] 쑥, 추억을 넘어홍광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수출농식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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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5  20: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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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애가 뱃 속에 있을 무렵 집사람과 양지바른 곳에서 쑥을 캤던 추억이 있다.

애들 잘 키워 보자고, 오손 도손 잘 살아 보자고, 남들처럼 좋은 집에서 살아 보자고 다짐하면서, 그때 덤으로 얻은 솜털 보송한 쑥으로 끓인 향긋한 쑥국이 참 좋았다. 쑥버무리도 있다. 물기가 제거된 쑥에 쌀가루를 넣어서 두 손으로 살살 섞은 후 설탕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솥에 면포를 깔고 익히면 온 집안에 진동하는 쑥향. 소박하지만 그 맛은 추억을 삼키는 것, 어릴적 이맘때 거의 유일한 간식, 엄마가 해 주시던 그 쑥버무리를 잊을 수 없다. 이렇듯 쑥은 나 뿐 아니라 한국인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진정한 소울 푸드라고 할 수 있다. 단군신화에도 나오듯이 우리 조상은 쑥을 식용이나 약용, 모기 퇴치용 등 다양하게 활용해 왔다. 그 중 애엽으로 불리는 약쑥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위장과 간장의 기능을 강화하며, 피를 맑게 하고 특히 자궁을 따뜻하게 하여 부인병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남해 해안에서 쑥잎이 둥글고, 넓고, 흰 솜털이 많으며, 부드러운 박하향이 나고, 뜸으로 제조했을 때 연기가 적으며, 특히 향이 우수한 쑥을 발견했고, 이를 분류해 보니 황해쑥의 변이종이라는 것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밝혔다. 처음 발견한 농업인과 공동으로 ‘섬애쑥’이라는 이름으로 품종보호 출원하여 권리를 확보했다.

섬애쑥은 약쑥의 유효성분으로 알려진 유파틸린, 자세오시딘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추출물은 여드름균을 비롯한 항균활성, 미백, 주름개선 등에 효능이 큰 것을 밝혀냈다. 섬애쑥을 이용해 약쑥 차, 약쑥 녹즙, 약쑥 고추장 등을 상품화 하였고, 우수한 약리성분 때문에 제약 회사, 화장품 회사 등으로부터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섬애쑥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농업기술원에서는 금년부터 섬애쑥의 고품질 재배기술, 유효성분 및 학습효능 증진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약쑥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산과 들에 지천으로 널린 쑥에 놀라운 약리효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쑥이 단순히 추억의 먹거리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농촌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자원으로 크게 활용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UPOV 가입으로 자생자원의 중요성이 더해짐에 따라 남해에서 자생하는 섬애쑥의 가치는 더 커질 것이고 큰 보배가 될 것이다. 끝으로 쑥 보관 정보로 생 쑥은 삶은 다음 적당히 짜서 냉동보관하고, 말린 쑥은 지퍼백 등에 완전 밀봉하여 보관하면 거의 일년 내 내 사용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작물이 될 것이다. 홍광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수출농식품과장)

 
홍광표
홍광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수출농식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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