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과학의 대중화, 미래를 여는 열쇠
[아침논단]과학의 대중화, 미래를 여는 열쇠
  • 경남일보
  • 승인 2015.04.1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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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기 (경상대학교 총장)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다. 과학의 날을 전후하여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과학의 대중화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과학의 대중화’는, 과학자와 비과학자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비과학자들도 일상생활에서 과학적 사고와 행동을 하도록 함으로써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고 발전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천 방안이다. 과학의 날에만 과학을 생각하고 과학자들의 업적을 기리며 과학발전으로 인한 행복한 미래를 꿈꾸자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국민이 항상 과학적 판단과 과학적 실천을 해나갈 때 과학의 대중화는 이루어진다.

과학이라고 하면 실험실과 흰 가운을 떠올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을 어렵게 생각한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지구과학ㆍ물리ㆍ생물ㆍ수학 같은 과목을 잘하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 걸어갈 길로 생각한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기술문명의 혜택을 날마다 누리면서도 그것은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과학, 과학하는 생활, 과학적 사고 등을 하며 살아간다. 과학과 현대인의 삶은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은 “과학에서 벗어나려고 아무리 애를 쓰든 인류의 운명은 과학에 묶여 있다.”면서도 “과학은 본질적으로 재미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주상공회의소는 해마다 ‘경남학생발명창의력대전’이라고 하는 재미있는 행사를 개최한다.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 행사는 발명상상화, 창작구조물, 창작로봇, 융복합발명비즈니스 부문으로 나뉘어 평소 갈고 닦은 과학적 지식과 지혜의 대결을 펼치는 것으로 진행된다. 초등학교 1~3학년이 참가하는 발명상상화는 말 그대로 상상속의 세계를 그림으로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인간의 건강한 수명을 150~200년으로 늘려줄 약이나 기계, 서울ㆍ부산을 오가듯이 달나라ㆍ화성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버스 등 꿈같은 상상 속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보게 된다. 지금 우리 학생들이 그리는 상상화는 정말 상상일 뿐이지만, 수십 년 후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상상속의 세계가 눈앞의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상상화를 그리던 아이들이 그 발명품을 스스로 직접 만들어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한 무한한 상상력을 키우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초중학생 때이다. 문학작품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과학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위대한 과학자의 전기를 읽으면서 롤 모델로 삼아도 좋다. 아인슈타인의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라는 말을 생각해 보면, 어릴 적 달나라로 가고 해저 2만 리로 내려가는 흥미진진한 만화ㆍ소설ㆍ영화를 읽고 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상상력을 현실로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대학이나 교육청에서 과학영재 조기교육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행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경상대 과학영재교육원의 경우 10여 년 전인 2004년 10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의 경쟁 공모에 선정돼 설립됐다. 2005년 128명이 첫 입학한 이후 지난 10년간 2390여 명의 과학영재를 교육했다. 과학영재교육원은 초중학생들이 수학ㆍ과학 등의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마르지 않는 샘터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2007년부터는 경상남도 영재교육 담당교원 기초ㆍ심화과정 직무연수를 해마다 2회 실시하는데 현재까지 초중등 교사 1800여 명이 수료했다.

경상대 과학영재교육원을 비롯한 대학이나 교육청의 과학영재 조기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 모두 과학자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장차 어떠한 직업을 갖게 되더라도 ‘과학하는’ 태도로 살아가게 될 것은 분명하다. 그들은 ‘과학의 대중화’라는 시대적ㆍ사회적 화두를 실천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과학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할도 할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 사회가 최첨단 과학기술에 기반한 기계문명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되든, 지속가능한 개발의 결과로 자연친화적 환경이 되든 그것이 과학의 대중화라는 열쇠로만 열릴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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