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그리는 시(3) - 프로는 아프다
몸으로 그리는 시(3) - 프로는 아프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4.19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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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

여자로 태어나 댄서의 일생을 보내면서 즐거울 때도 많았지만, 몸도 마음도 아플 때도 있었다. 인생의 한 획을 그으며 삶의 원동력을 제공한 것은 한울무용단의 창단과 공연이었다.

1999년 5월 마산 완월동사무소에서 한울정보문화원을 개원하게 됐다. 그 해 12월 한울정보문화원 교육생들이 졸업 발표회를 한다기에 전통춤에 등록한 왕초보 8명의 주부들을 데리고 한울무용단을 창단하게 되었다. 발표회를 위해 아침 10시면 동사무소 연습실에 모여 매일 8시간 이상 연습하는 강행군을 거듭한 끝에 12월 16일 마산시청(현 마산 합포구청)에서 성공리에 발표회를 가졌다.

공연이 있은 후부터 마산 남성동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박미무용연구원’을 개원하게 됐다. 그 곳에서는 개인지도, 취미반, 그리고 주민자치센타 평생교육원 등 정부의 지원프로그램이 경쟁하듯 생겼다. 그러다 보니 라틴댄스강사가 부족한 상황에 놓였고, 필자에게 수없이 많은 라틴댄스 공연 요청이 쇄도했다.

당시 레슨을 하지 않을 때는 부산과 서울에서 선생님들을 초청해서 춤을 배웠고 세계적인 댄서가 오면 서울이든지 부산이든 관계하지 않고 찾아가 춤을 배웠다.

춤을 잘 추고 싶은 마음에 하루에 12시간씩 춤을 추었다. 춤을 추고 학원의 계단을 내려 올 때는 발이 아파 계단을 잘 디딜 수 없었다. 그래서 통증 크리닉을 수없이 다녔고, 주기적으로 체형 교정과 인대 강화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취미생활로서 댄스는 신나는 것이지만, 전문직업인은 노력과 인내 없이는 해낼 수 없는 어려운 일이다. 댄서는 춤도 잘 추어야 하겠지만 의상감각, 무대 화장, 안무능력 등 모든 것을 고루 갖춰야 하는 것이다.

시간이 날 때면 일본에 가서 모던댄스 레슨을 받았다. 그 곳에서 우연한 기회에 포에버 탱고(forever tango) 공연 벽보를 보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르헨티나 탱고를 검색하던 중 서울에서 레슨이 있다기에 참석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춤에 대한 감각과 몸이 만들어져 있는 댄서이기에 라틴댄스뿐 아니라 탱고도 가르치게 됐다. 2002년 7월 17일 서울 양수리에서 열리는 밀롱가(탱고를 추는장소)에 박미탱고 제자들과 같이 참석했다. 이어 그해 9월 오스트리아에 가서는 춤추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는데, 아르헨티나 탱고 댄서를 찾아가 탱고의 진수를 배우고 밀롱가에도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다. 탱고는 그렇게 첫사랑같이 다가왔다.

박미 (박미탱고클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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