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숙한 고참·자상한 가장…장애는 그의 일부분일뿐
능숙한 고참·자상한 가장…장애는 그의 일부분일뿐
  • 이은수
  • 승인 2015.04.20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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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에 만난 창원직업재활센터 길도영씨
▲ 길도영씨가 창원직업재활센터에서 안절밸트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황선필기자
 
 
어제는 제35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법정 기념일로 정한 날이다. 이날 하루만큼은 장애인도 좀 편안하게 즐겨라는 뜻. 그러나 우리주위를 둘러보면 편안하게 이날 하루를 보내는 장애인은 그리 많지 않다. 생계를 위해서 또는 타인의 시선이 불편해서….

본보는 장애인의 날에 장애인을 만나보기로 했다. 창원시직업재활센터에서 정말 모범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길도영씨를 만났다. 도영씨는 지적장애인이면서 다문화가장이다. 도영씨의 활기찬 하루를 소개한다./편집자주


20일 낮 창원시직업재활센터.
온종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장에는 장애인들이 전자제품 생산에 여념이 없다.

작업장 라인 한가운데 앉은 도영(37·지적장애인)씨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자동차 안전벨트 부품조립을 해나갔다.

그는 바쁜 작업중에도 짬짬이 일감이 밀린 동료들의 작업을 거들기도 했다.

쾌활한 성격의 그는 상·하관계가 좋아 분위기 메이크 역할도 곧잘 한다. 이곳에는 도영씨를 포함해 93명의 장애인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삶의 터전을 일궈가고 있다.

4년전부터 창원재활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도영씨는 모범적인 고참사원으로 정평 나 있다. 또 단란한 가정을 꾸려 베트남 출신 아내와 6살 아들을 두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가장이기도 하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근로자들은 쉬는 대신 휴식을 조금 더 취했다. 식당에는 맛갈스런 특식이 나왔다. 말없이 식사를 하던 도영씨는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수줍은 웃음을 보였다. 출근길에 “아빠 잘다녀오세요!”라고 말한 아들녀석 얼굴이 눈에 선하다.

“봉급을 타서 아들에게 또봇을 사줬는데 너무 좋아했어요. 어린이날이 다가오고 있는데, 어떤 선물을 사야할지 고민이예요.” 도영씨는 가족생각에 힘이 솟았다.

도영씨는 자기 관리도 철저해서 재활센터내 헬스장과 실내수영장에서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쉬는날에는 교회에 나가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신실한 크리스챤이기도 하다.

“상장을 몇 개 받기는 했지만 올해는 더욱 열심히 일해서 연말에 꼭 모범사원으로 뽑히고 싶습니다.” 도영씨의 소박한 포부다.

김미현 센터장(창원문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길도영씨는 비가 오나 눈이오나 쉬지 않고 성실하게 일하며 연약한 동료들도 잘 돌보는 모범적인 사원”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중증장애인들에 꿈을 심어주고 있는 창원시직업재활센터는 자동차 전자부품 조립, 인쇄, 현수막, 제본, 답례품 등을 생산해 모든 사업의 수익금 전액을 중증장애인 고용사업에 사용한다.

글=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사진=황선필기자feel@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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