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교재에 거는 기대와 유감
[경일시론]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교재에 거는 기대와 유감
  • 경남일보
  • 승인 2015.04.2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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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기오 (객원논설위원·경상대교육학과 교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 중 일본군 ‘위안소’에서 말로는 표현할 수도 없는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했다. 세월이 흘러서 일본이 패전한지 70주년을 맞이하지만, 피해자들은 아직도 제대로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피해자 할머니들은 계속 유명을 달리하게 되어 2015년 3월 현재 국내에 생존하시는 분이 53명이다.

교육부와 여성가족부는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에 대응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을 위해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교재를 제작해 각급 학교에 배포한다고 발표했다. 집필은 여성가족부가 한일역사교류회에 제작을 위탁했고, 현직 교원들을 중심으로 집필진을 구성했다고 한다. 자료제작은 동북아 역사재단 등 관련 연구자들이 참여해 초·중·고교 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반적으로 쉽게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교재는 민간단체 대표 및 전문가, 동북아 역사재단 등의 감수를 거쳐 4월 중순경부터 온라인 및 책자로 배포된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http://www.hermuseum.go.kr)과 동북아역사넷(http://contents.nahf.or.kr) 등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게시되며, 시·도 교육청 및 주요 도서관 등에는 책자로 배포된다.

교재의 형태는 초·중·고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수업에 체계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대상별 워크북, 파워포인트, 동영상 등 다양하게 제작됐다고 한다. 학생용 수업자료 워크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전쟁과 여성인권, 평화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파워포인트 교재는 시각적 효과가 높게 제작했다고 한다. 동영상 교재는 5~6분짜리 소주제로 구성된 총 10개의 주제로 수업시간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제작했다고 한다. 교재 분량은 초등학교 5~6년용의 경우는 35분, 중학교용 교재는 40분, 고등학교용 교재는 45분 정도의 분량이라고 한다.

여성가족부와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 및 동북아 역사재단 등과 협조해 초·중등 교사들을 대상으로 ‘위안부’ 관련 교육 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며, 각종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위안부’ 관련 강의가 포함될 수 있도록 안내해 관련 교수-학습 활동이 체계적으로 진행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리고 교육용 교재의 활용 현황을 교육부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교재를 개발해 보급하는 조치는 늦은 감은 있지만, 침략의 역사를 부정·미화하는 일본의 역사왜곡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미 있는 조치로 공감할 수 있다.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교육용 교재 제작 · 배포에 대한 일차적 의미는 우리 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여성 인권과 평화의 중요성을 배우면서 실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인간에 대한 존엄과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까지 해본다.

하지만 아쉬운 측면도 있다. 이번에 정부가 제작한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교육용 자료들의 제작과 함께 일본군 731부대의 잔혹한 생체실험 만행 등을 비롯한 수많은 악행 자료들을 첨부자료에 포함시켜서 또 다른 궤변으로 자신들의 면죄부를 만들어내곤 하는 일본 극우파 정치인들의 못된 근성과 버릇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찬기오 (객원논설위원·경상대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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