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베란다로 온 표고버섯
[농업이야기] 베란다로 온 표고버섯
  • 경남일보
  • 승인 2015.04.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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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 생명공학담당)
시골집 뒤안 그늘진 곳을 보면 참나무에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학명은 Lentinula edodes (Berk.)Sing, Lentinula는 ‘유연한, 나긋나긋한’ 뜻으로 표고의 부드러움에서 나온 말 인 것 같다. 고전 속에서 표고의 기록을 찾아 보면 조선왕조실록 문종실록(1450년)에서는 ‘버섯으로 나무에서 나는 것을 세속에서 표고라 한다’라고 기록하였는데 표고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표고는 독특한 맛과 향기로 널리 식용하는 버섯으로 국물을 우려내는 데 쓰기도 하고 혈액속의 콜레스테롤 축적을 억제시키는 특수한 성분이 있어 고혈압을 예방하고 특히 건표고는 비타민D의 보고이기도 하다.

표고버섯 최초재배는 AD 1000년경 중국에서 나무에 상처를 내고 두드리는 충격 재배법이었다. 우리나라는 유중림의 증보산림경제(1766)에 ‘나무를 벌채하여 음지에 두고 6~7월경 짚이나 조릿대 등으로 덮어주고 물을 뿌려 향상 습하게 놓아두면 표고가 발생’ 이라고 하는 자연재배법이었다. 근대 표고재배 연구의 시초는 1922년 임업시험장의 표고 인공재배시험이었으며, 1935년 순수 배양된 종균을 도입(일본)하여 재배 한 것이 최초의 인공재배다. 그 후 1955년 임업시험장에서 표고 종균배양에 성공하여 표고버섯 인공재배의 기반을 다졌다.

표고버섯 재배 방법에는 노지재배에서 부업이나 전업농 형태의 시설재배로 최근에는 대규모 기계화된 기업농으로 발전, 배지재료도 원목에서 톱밥으로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톱밥재배가 원목재배 보다 좋은 점은 자본회전이 빠르고 배지가 원목(10~154kg/본)보다 가벼워(1.5~4kg/봉) 여성과 노령노동력 이용이 용이하다. 최근 생표고 소비가 늘어나는데 시설재배로 일 년 내내 버섯 생산이 가능하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베란다 한곳에 톱밥표고버섯 재배상자를 넣자. 배지에 적합한 환경(온도, 습도, 광)만 조성하면 집에서도 신선한 표고버섯을 재배해서 먹을 수 있다. 최근 도시농업이 각광받고 있는데 여기에 적합한 품목으로 주저 없이 ‘톱밥표고버섯’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요즘 나는 아파트 베란다에 톱밥표고버섯 재배상자를 만들어 놓고 버섯재배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아직 날이 추워 잘 자라지 않지만 며칠 기다리면 수확 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자랄 것이다. 도시농업이 활성화 되면 퇴근해서 삼겹살에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을 안주삼아 소주한잔으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직장인이 많아 질 것 같다.
/정완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 생명공학담당

 
정완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 생명공학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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