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파고 맞서는 지역특화 농업]합천 파프리카
[개방파고 맞서는 지역특화 농업]합천 파프리카
  • 김상홍
  • 승인 2015.03.15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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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시원한 지역 특성 이용 고품질 파프리카 수출
 
파프리카 (4)
합천파프리카1
수입개방으로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합천군은 고랭지 파프리카로 개방 파고에 맞서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와 수입개방 여파로 합천 화훼산업이 급속도로 침체돼 마을 전체가 연쇄 부도 위기에 처한 현실을 파프리카로 극복했다. 농민들은 가야산에 위치한 치인리가 여름철 시원해서 연중 고품질의 파프리카를 생산할 수 있는 천혜의 여건을 갖췄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 결과 합천 고랭지 파프리카가 지역 농산물 수출 일등공신이 됐다.



◇합천 고랭지 파프리카 재배=합천 가야산 일대는 지리적으로 해발 800m부터 1100m 까지의 고랭지로 여름철이 서늘하고 일조조건이 좋아 화훼는 화색이 선명하고 품질이 좋으며, 고랭지 채소 재배의 적지였다. 1995년부터 화훼수출농단으로 지정돼 백합, 장미, 안개초 등을 주로 재배하여 백합과 장미를 일본으로 수출, 고소득을 올리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와 수입개방 영향으로 화훼산업이 급속도로 침체되어 꽃값이 하락했고, 마을 전체 농가가 연대보증으로 인해 연쇄부도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그래서 2001년 농업기술센터와 재배농가가 새로운 소득작목을 찾기 위해 여러 곳으로 벤치마킹을 한 결과 그 당시까지 겨울철 재배를 하고 있었던 파프리카가 고소득 작목임을 착안해 합천지역에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

재배농가와 함께 창원과 진주, 전북 김제 등 전국 각지를 방문해 파프리카 농장 견학을 실시했고 연중 가격과 고랭지의 기상을 분석하고 파프리카의 특성을 파악했다.

그 결과 한 두 농가를 선정하여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으나 여러 농가가 함께 참여하기를 희망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재배방식인데다 재배기술의 정립도 완벽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농가가 참여하여 실패할 경우에는 그 결과가 마을에 어떤 파장이 오리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만류를 했다. 하지만 화훼 농사가 처한 현실 때문에 벼랑 끝으로 몰린 농가들의 심정은 절박했다. 그래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 고랭지 파프리카다.

◇14억여원의 지역경제효과=처음에는 실패를 해도 절대로 원망은 하지 않을테니 함께 참여하기를 원하는 13명의 농가를 대상으로 3.9ha의 파프리카를 재배하게 됐다. 첫 해에 유리온실, 연동, 대형단동, 단동온실과 토양재배, 양액재배, 유인방법 등이 다양하게 시도됐다. 그해 겨울 모든 실험이 농가포장에서 완료되어 기술 정립이 됐다.

경남농업기술원 안철근 박사와 합천군농업기술센터 강황수 지도사의 힘이 컸다. 첫 해(2001년)에 161t 39만1000달러어치 파프리카를 일본에 수출할 수 있었고 그 이후 재배기술 교육과 컨설팅으로 2002년부터 매년 100만달러 어치 이상을 수출하는 단지로 정착하게 됐다.

파프리카를 일본에 수출한 결과 바이어가 원하는 물량을 공급하기에 부족하여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1994년에 12억원을 투자해 2.7ha의 자동화 비닐온실을 설치했고 2009년에는 경남에서 가장 큰 2ha 유리온실을 만들어 파프리카 수출 300만 달러를 달성하여 농가소득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2011년에는 가야면 황산리에 최첨단 선별장을 건립해 자동선별, 포장, 예냉 출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현재 연간 900t 정도를 수출하여 35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또 연간 6만1000명 정도를 생산과 선별에 소요되는 인력을 고용함으로써 14억300만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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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조건 좋고 저장성도 좋은 가야파프리카=가야 파프리카의 특징=합천 가야 파프리카는 지역적으로 고랭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고온과 장마기로 인해 착과가 어렵고 과실이 물러져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가야산에 위치한 치인리 일대는 여름철 야간 온도가 17℃까지 떨어져 한낮의 고온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해발이 높아 일조조건이 좋아서 과실의 색깔이 선명하고 일교차가 크므로 과실이 단단하고 두꺼워 저장성이 좋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여름철을 위주로 재배하기 때문에 난방비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2009년에 설치한 가천리 유리온실 2ha와 연계하여 연중 파프리카를 생산 수출이 가능해져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현재 파프리카 작목반들은 국내 출하를 제어하고 수출 참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군에서는 농산물 공동브랜드인 ‘해와인’을 개발, 국내 출하를 하는 파프리카에 적용하고 품질을 인증하여 대형마트와 백화점, 외식업체에 계약 공급을 하고 있다. 수출용 파프리카는 합천 가야와 함안 가야의 공동브랜드인 ‘가야원’상표를 이용하고 있다.

◇합천 파프리카 새 수출시장 개발 주력=파프리카가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자, 합천군은 수출 물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연질강화필름, 자동 환경관리 시스템, 무인방제 시설, 천적 등 품질 향상을 위한 기자재를 지속적으로 보급하는 한편 군의 주력 수출 전략품목으로 지정해 경쟁력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책자금 융자 지원을 통해 현대화된 자동화 온실의 확충을 지원하고, 가야산 고랭지에 적합한 파프리카 전용 모델온실을 개발해 농촌진흥청 내재해형 규격설계에 적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ICT 융복합 확산사업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온실 환경관리와 양액 공급과 배액의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수출농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생산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시행하고, 무농약 품질 인증, ISO9001, GAP(농산물우수관리제도) 등의 품질 인증으로 대외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김상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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