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47> 산청 웅석봉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47> 산청 웅석봉
  • 경남일보
  • 승인 2015.04.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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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맛길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47> 산청 웅석봉 주변 이야기



웅석봉은 산청군 단성면과 삼장면·산청읍 일대에 걸쳐있는 고도 1099m의 산으로, 천왕봉 줄기가 동으로 중봉과 하봉으로 이어져 쑥밭재와 깃대봉을 거쳐 밤머리재에 이르러 솟은 산이다. 옛 이름은 유산이었는데, 유산이라는 이름은 조선지도 광여도 영남지도 등에 표기되어 있다. 조선지지자료에는 유산을 우리말로 곰석산이라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이 지역의 마을 주민들은 웅석봉을 곰바위산 혹은 곰석산으로도 불렀음을 알 수 있다. 웅석봉 북사면 지곡 아래에는 조선시대 산음현의 대표적인 사찰인 지곡사가 통일신라 때 응진이 창건한 후 여러 차례 중창되어 자리하고 있다. 웅석봉은 1983년 산청군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2013년 9월 6일부터 45일간 펼쳐진 산청한방엑스포의 감회를 새롭게 상기하며, 올해 2015년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산청IC입구 축제광장 및 동의보감촌 일원에서, 한방약초 관련 체험 및 문화예술공연 등 12개 분야 100여개 행사를 진행할 제15회 산청한방약초축제장을 스케치하려고 집을 나서니, 우뚝 솟은 천왕봉과 지리산 태극종주의 시점인 웅석봉에서 연록의 베품이 아름답게 다가와, 산청읍을 굽어보는 웅석봉을 한 바퀴 돌며 지리산의 고운 빛과 경호강의 맑은 물이 어우러진 힐링의 고장, 산청 문화유산의 숨결을 찾아 선인들의 얼을 새겨보려고 한다.

 
겁외사
먼저 성철스님의 생가터에 있는 겁외사로 향한다. 사찰 입구에는 일주문 대신 기둥 18개가 받치고 있는 커다란 누각이 있고, 누각 정면에는 智異山劫外寺라는 현판이, 뒷면에는 碧海樓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목면시배유지로 향하다가 신안면 경호강변의 적벽산에 잠시 올랐다. 산정에서 단성향교를 바라보며 경호강변에 펼쳐진 유채꽃밭을 내려다보니 단숨에 백마산까지 달려가고 싶지만, 오늘 할 일을 생각하며 돌아 내려와 노란손수건을 흔들며 환영하는 단성교를 지나 목면시배유지를 찾아간다. 고려 말까지만 해도 목화가 없었던 우리나라에 공민왕 12년 문익점이 원나라에 가서 붓두껍 속에 숨겨온 열 톨의 목화씨 가운데 한 톨이 싹을 틔워, 온 나라에 퍼져 누구나 무명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는 가히 의류의 혁명이라 할 만한 사건이다. 이에 전형적인 산골 단성면 사월리는 처음 목화씨가 뿌려지고 싹튼 곳으로 배양마을 또는 목면시배유지라고 불리고, 문익점의 묘는 신안면 구 3번 국도변에 있다.

 
단속사지동서삼층석탑
체험학습을 온 학생들을 앞질러 목면시배유지전시관을 둘러보고 전시관 앞의 삼우당 선생 면화시배 사적비를 향해 예를 표한 후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간다. 푸짐하고 넉넉한 인심으로 잘 알려진 목화추어탕을 찾아 앉으니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추어탕을 먹고도 실 잣는 기계를 문익점의 손자 문래가 만들었기에 ‘물레’, 처음 베를 짠 사람이 손자 문영이기에 ‘무명베’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생각하며 단속사지로 향한다.
 
남사예담촌
‘경북의 안동 하회, 경남의 산청 남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잘 알려진 남사예담촌을 지나 단속사지로 들어간다. 단속사가 창건된 시기에 대해서는 748년(경덕왕 7년)에 이순이 창건하였다는 설과 다른 하나는 763년(경덕왕 22년) 신충이 창건하였다는 설이 전해지는데, 조선 초기 교종에 속하였으며 선조 1년에 당시 유생들이 사찰을 훼손하는 시련을 겪었다고 전해지며, 그 후 정유재란 때 화재로 소실되어 현재는 보물 제72호 및 제72호인 단속사지동삼층석탑 단속사지서삼층석탑만 남아있고, 전형적인 신라 석탑으로 삼국통일 이후 이와 같은 쌍탑 가람의 형식이 경주를 떠나 지방의 깊은 산골에까지 전파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 절터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와당을 위시하여 비 조각이 출토되었고, 근처에는 최치원이 쓴 광제암문 각석이 있단다.

이제 산천재를 찾아간다. 산천재는 시천면 사리에 위치하며 남명 조식이 생의 후반부를 보내며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를 양성하던 곳이다.

 
지리산 성모상
천왕봉을 오르는 중산리에 이르며 왼편에 천왕사라는 암자가 있는데 여기에 성모상이 있다. 삼신산의 하나인 지리산 여신은 모상 또는 보다 높은 천왕할머니로 불리면서 호국과 민복을 기원하는 신상이 되었는데, 일제 때 이 성모상은 배일 여신상이라 하여 골짝으로 굴러버려지는 수난을 받아 만신창이가 된 것을 주민들이 찾아 천왕봉에 안치했다가, 지금은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14호로 지정하여 천왕사에 보관중이다. 이후 시천면민들은 새 성모상을 실체보다 크게 제작하여 2000년 8월 6일 중산리 관광단지내에 모시고 2004년부터 해마다 음력 삼월삼짇날에 제례를 지내온 것이 올해로 12회째를 맞는단다.

시원하고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원사계곡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중봉과 하봉을 거쳐 쑥밭재 새재 왕등재 밤머리재 웅석봉으로 이어지는 산자락 곳곳에서 발원하여 깊은 골짜기를 따라 약 12km를 흐르고 있다.

 
목화식당 추어탕
밤머리재를 내려오며 금서농공단지와 경호강래프팅 합동승선장을 지나고 축제 준비가 한창인 축제광장을 지나 오늘을 마무리하기 위하여 홍화원으로 향한다. 홍화원은 경호강래프팅의 도착점에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식당이고, 지리산에서 채취한 약초와 산나물로 조리한 산채요리는 산청을 대표하는 깔끔한 음식으로 산청의 인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참 좋다. 평소에 많이 먹었던 영양밥이 아닌 닭찜을 미리 시켰더니 양념이 잘 배인 닭찜의 진수를 맛볼 수 있었다. 함께한 사람들과 조껍데기술도 한잔 나누며 석양의 웅석봉을 바라보고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웅석봉 주변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대원사 계곡





 
홍화원 닭찜
산천재와 남명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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