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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플러스 <116>강진 주작산초록치마를 펼쳐 입은 듯 화사한 산세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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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0  17: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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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산 아래 암봉 멀리보이는 산은 덕룡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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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의 초원길


작가 김훈은 전남 강진만의 산과 바다를 따스한 요니처럼 조붓하고 아늑하다고 표현했다. 일찍이 정약용은 강진땅 다산초당에서 복숭아뼈가 문드러질 정도의 집중력으로 학문에 정진해 목민심서 흠흠신서를 탄생시켰다. 이 초당을 품은 산이 만덕산, 그 앞으로 아름다운 남해와 강진만이 펼쳐진다.

강진만을 따라 서남쪽으로 땅 끝까지 구부렁구부렁 이어지는 걸출한 기맥, 기묘하고 수려한 산맥의 첫머리에 만덕산<명산 71회차>이 있다. 이어 공룡의 이빨을 닮은 산 덕룡산<107회차>, 대흥사와 아치형 구름다리가 있는 두륜산<49회차>, 봉황의 산 주작산, 미황사가 있는 땅끝 달마산<45회차>이 고구마줄기처럼 엮인다.

명산 플러스는 이 기맥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산행으로, 요니처럼 조붓하고 아늑한 강진땅 주작산(朱雀山, 475m)을 찾아간다.

주작은 상서러움의 상징이자 상상의 새로 알려진 봉황을 일컽는 말로 풍수지리학상 좌청룡, 우백호, 북현무와 더불어 사현신으로 남쪽의 최전방을 지켜주는 신을 말한다. 산세가 정상을 머리로 쳐서 서쪽을 바라보며 봉황이 날갯짓 하는 것처럼 펼쳐져 있어 주작산이다.

이 산들 중 설악의 용아릉을 닮은 날카로운 산이 덕룡산 달마산이라면 주작산은 말의 잔등처럼 매끈한 초원의 능선을 자랑한다.

두루뭉슬 주작산 초원길을 걷다보면 내 자신 능선 따라 바람따라 넘실넘실 춤을 추는 듯하다. 그런 중에 가끔씩 만나는 백색의 바위들은 쉼터가 된다. 등산로를 약간 벗어난 지점, 주민들에게 동구리바위로 알려져 있는 흔들바위는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며 강진만을 향해 서 있다.

▲등산로 수양마을 →덕룡마을→능선갈림길(묘지)→첨봉→흔들바위갈림길→주작산→작천소령(임도·양란재배장)→남주작산→정자(임도 하산)→주작산 자연휴양림 관리소→봉양저수지→덕룡마을 원점회귀. 8km에 휴식포함 5시간 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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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초입 연둣빛 이파리가 돋아나는 숲속길이 등장한다.


▲오전 10시, 명산 107회차 덕룡산 날머리였던 강진군 신전면 수양마을에서 논길을 따라 덕룡마을까지 들어간다.

재실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 2층 양옥집 방향이 들머리다. 눈 위에 덕룡산의 위용이 보이면 곧이어 시멘트 임도가 끝나고 좁은 등산로에 접어든다. 아직 초록으로 영글지 못한 연둣빛 숲으로 빨려들듯 들어간다. 실개울을 건너고 성근 바위를 지나면 된비알.

일단 오름길에 접어들면 잠시 쉴수 있는 작은 공간도 없다. 능선에 올라설 때까지 논스톱 주행해야한다. 어느새 이마에 땀이 목덜미를 타고 흐르고 등짝까지 흠뻑 젖는다.

하늘금이 보이고 앞이 훤해져 주능선에 다 올라왔다고 느낄 즈음, 야속하게도 길은 오른쪽 산허리를 다시 돌아간다. 더 올라야 능선을 만날 수 있다. 무덤이 나오면 능선 갈림길에 설수 있다. 출발 40분만이다. 무덤은 흔한 석물하나 차고 있지 않다.

능선 갈림길 오른쪽에 공룡의 이빨처럼 치솟은 산이 덕룡산이다. 지난겨울 흰 눈이 펑펑 내리던 어두운 날 지났던 산으로 당시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왼쪽은 주작산 가는 길, 주작산은 덕룡산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덕룡산이 열정적인 태양에 비할만한 골산이라면 주작은 부드러운 달빛에 비할 육산이다.

주작산의 부드러운 길은 한동안 이어진다. 그러나 뒤편 덕룡산의 조형미에 끌려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11시, 양란재배장 2.6km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지나면 곧이어 덕룡 암산이 보너스로 던져 놓은 암릉 첨봉에 닿는다.

고도를 낮추면 철쭉과 잡목 등 관목류가 주류를 이루는 민둥산이다. 부러진 소나무와 죽은 소나무가 망령처럼 서 있다.

최근에 발생한 산불에 타 죽은 나무들이다. 등산로는 고도를 한껏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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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산 해맞이 제단
흔들바위 갈림길. 흔들바위는 직경 3.5m의 둥근 모양으로 무게는 70t에 이른다. 위태로운 암반 위에 더 위태롭게 얹혀 있다. 바위 끝 모서리에 직경 60cm의 작은 돌이 괴어 수천년동안 추락을 막고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바위의 밑 부분이 원형이어서 성인 10여명이 힘을 합해 밀면 미세하게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예전부터 있었으나 이 부근에 등산로가 없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가 최근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은 이 ‘동구리 바위’가 가뭄 등 마을에 재난이 닥쳤을 때 소원을 들어준다고 믿고 있다.

475m 주작산 정상이다. 멀리 달의 산 영암 월출산과, 철쭉의 산 제암산, 천관산, 해남 두륜산의 백운봉이 아스라이 보인다. 뒤로 덕룡이 보이고 전방으로는 두륜산이 버티고 있다. 봄철 암릉사이에 진달래가 필 때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산이다. 요즘은 철쭉철이다. 특히 강진만 일출은 이 산이 자랑하는 풍경으로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다.

오후 12시 30분, 작천소령의 임도가 나타난다. 이곳까지 자동차가 올라와 있다. 왼쪽 수양마을에서 임도를 타고 올라온 것이다. 인근에 주작산 휴양림과 양란재배장이 있다.

주작산 자연휴양림은 멋과 자연의 정취를 살려 리모델링한 한옥펜션으로 이름나 있다. 지난 2007년 휴양관 1동 10실로 개장한 휴양림은 최근 숲속의 집 12동을 신축하고 기존 한옥펜션 11동을 전통의 멋과 자연의 정취가 살아나도록 리모델링해 탐방객을 맞고 있다.

이곳에서 300여m를 더 올라서면 능선에서 두 갈래 갈림길이다.

왼쪽길은 주행해야 할 남주작산으로 가는 길, 오른쪽은 오소재를 지나 대륜산과 땅끝 해남 달마산으로 가는 땅끝 기맥이다.

편백나무 그늘에서 휴식한 후 내려서 다시 임도를 만나면 남주작산(428m) 마지막 오름길이다.

오후 2시 30분, 남주작산(428m)정상석은 숲속에 가려 볼품이 별로 없다.

많은 지도에는 해발고도가 주작산 475m보다 50여m가 더 낮은 이 산봉을 주작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일부지도에는 남주작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진행방향 산 아래 주작산 해맞이 제단과 2층짜리 팔각정과 시설물이 보인다. 봉양저수지 방향 두개의 암봉은 낮지만 규모가 크고 웅장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원점회귀 수양마을은 해맞이 제단부근 임도에서 이정표를 따라 두개의 암봉사이로 내려서면 된다. 고도를 올렸던 만큼 급히 떨어져 주의해야하는 구간이다.

고도를 낮출수록 몇 개의 실계곡이 모여 제법 큰 계곡을 만든다. 이른 여름 급격하게 오른 기온 탓에 계곡에는 벌써 탁족을 즐기는 산행객이 있다.

오후 3시 20분, 자연휴양림관리사무소 앞을 지나 봉양제 가장자리로 난 길를 따라 돌아 덕룡마을에 원점 회귀한다.

봉양제는 덕룡산에서 남주작산까지 반원형 활처럼 굽은 산세에서 모인 물을 가둔 저수지다. 수양리 일대 전답의 농업용수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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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형세를 가진 주작산릉은 말의 잔등처럼 편안한 길이지만 뒷편 덕룡산은 암릉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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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양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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