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5.0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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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잘 나게 하여 감기에 좋다
파의 원산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중국에서 이미 3,000년 전부터 재배되어 온 것으로 보아 중국 서부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에서 서양으로 전해졌고, 우리나라 역시 중국으로부터 고려 이전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 인종 때 (1131년) 「음양회담소(陰陽會談所)」에 ‘내외사사(內外寺社)의 승도가 술(酒)도 팔고, 총(悤)도 팔며…’ 라는 구절로 보아 파를 술안주로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 고종 때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는 ‘파는 술자리에 안주로 그만이고 고깃국에 파가 들어가니 맛이 더해진다’ 라는 구절로 보아 파전이 술안주로 애용되었고, 비린내나 누린 맛을 제거하기 위하여 고깃국에 파를 넣어 조리하는 법을 고려시대부터 익혀 알고 있었던 것이다. 파는 백합과에 속하는 채소로서 여름파와 겨울파로 구분되며, 여름파는 잎부분이 길고 굵게 자라며, 내한성이 강하여 겨울에는 생장을 멈춘채 생존해 있다. 겨울파는 휴면하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품종이나 날씨가 혹독하게 추운 지방에서는 생육할 수 없으므로 따뜻한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또 파의 크기에 따라 대파, 쪽파, 실파로 나눈다. 대파는 움파 또는 외대파라고도 하며, 뿌리 위에 붙은 흰색의 줄기가 15~30cm 정도인데 주로 흰 줄기부분을 먹는다. 쪽파는 골파, 당파, 자청이라고도 하는데 뿌리 위에 붙어있는 흰 밑부분이 연하고 탄력이 있어 김장에 많이 이용되며, 특유의 매운맛과 향기가 있다. 실파는 파종 후 약 90일 후에 수확할 수 있으며 대파에 비해 길이는 짧고 굵기는 가늘다.

파의 영양성분은 수분 91.2%, 단백질 1.7%, 지질 0.4%, 당질 4.7%, 섬유소 1.4%, 무기질 0.6%이다. 무기질 중에는 나트륨의 배출을 도와주는 칼륨이 220mg%로 특히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뼈에 유익한 칼슘이 110mg%, 빈혈예방에 좋은 철분도 1.0mg% 정도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으로는 비타민 B1, B2 및 비타민C (약 22mg%)가 골고루 함유되어 있다. 단백질은 1.7%로 많은 편은 아니나 8종의 필수아미노산이 모두 함유되어 있으며, 맛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글루탐산이 140mg%, 기능성 함황 아미노산인 메치오닌과 시스틴이 각각 12mg% 및 17mg% 함유되어 있다. 지질 역시 단백질처럼 함량은 적으나 기능성을 갖는 n-6 지방산인 리놀레산과 n-3 지방산인 리놀렌산이 각각 총 지질의 31.2% 및 32.6%로 주축을 이루고 있다.

파를 취급할 때 미끌미끌한 점질성 물질은 셀룰로스 등의 다당류 복합물이 용액화한 것으로 과당이나 포도당등이 포함되어 있다. 파의 자극적인 냄새는 마늘이나 양파처럼 알리인(alliin)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인데, 알리인은 황을 함유하고 있는 아미노산인 시스테인(cysteine)의 유도물질로서, 파를 절단하거나 다지게 되면 알리인의 분해효소인 알리나제(allinase)가 분비되어 알리인이 알리신(allicin)으로 분해되어 자극적인 냄새를 유발하게 된다. 이 냄새는 유황성분 때문인데 냄새는 좋지 않지만 대단한 기능성을 갖고 있다. 이렇게 생성된 알리신은 비타민 B1과 결합하여 알리티아민(allithiamine)을 형성하여 비타민 B1의 생체 이용률을 높혀 피로회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역학조사에 의하면 중국사람들이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서도 심장병, 동맥경화 등의 생활습관병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알리움 속에 속하는 파와 양파를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보고가 있다.

「향약대사전」에 의하면, 파의 뿌리와 흰부위를 총백(蔥白)이라 하는데, 여기에는 알리신, 디알릴 모노설파이드(diallyl monosulfide) 및 비타민 C 등의 유효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해독작용, 항균작용, 발한작용 등의 효능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특히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잘 나게 하여 감기에 좋으며, 또 피부의 궤양이나 부스럼 등에도 그 효능이 인정되고 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혈소판응집을 억제하는 아조엔(ajoene)이라는 성분에 의해 혈전으로 인한 심근경색, 어혈 등의 혈행 장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고, 또 고인슐린혈증, 항고혈압 효과와 함께 중성지방 및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그리고 체중감소 효과가 관찰 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대부분의 음식에 양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고기요리, 생선요리, 계란요리 및 나물무침에 맛을 내는데 한 몫 한다. 그러나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미역국이다. 파를 미역국에 넣으면 파의 끈적끈적한 성분과 미역의 미끌미끌한 성분이 뒤엉켜 식감을 떨어뜨린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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