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不正腐敗天下之大本 시대’란 말까지
[경일시론]‘不正腐敗天下之大本 시대’란 말까지
  • 경남일보
  • 승인 2015.05.0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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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 시절 텔레비전 연속극 대사로 유행했던 ‘민나 도로보 데스’란 일본말이 생각난다. ‘모두가 다 도둑놈’이라는 말이다. 지금의 ‘성완종 게이트’를 보면 그 형국이다. 이 시대에 우리 정치권의 비리를 보고 하는 말임을 부인할 수 없다. 도대체 성한 구석이 없고 구린내가 나지 않는 데가 없다. 자원개발과 방위산업을 둘러싼 비리는 또 어떤가. 공기업과 굴지의 대기업이 등장하고 몇 백억 원, 몇 천억 원이니 하는 돈은 그냥 푼돈 정도다. 비리가 터질 때마다 정치인들이 곧 등장했다. 하도 대형 비리가 많아 결과가 나와도 국민들이 놀라지 않는다.



‘부패의 싱크홀’처럼 정국 나락

‘성완종 게이트’는 전 총리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 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엮여 들어간 초대형 ‘권력형 비리의혹’ 사건이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국정 리더십 공백사태로 국민 신뢰는 밑창을 드러냈고 국격의 실추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정과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데에 누가 반대할까. 이젠 썩은 정치인들을 몰아내야 하고 달라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용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성역 없는 거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대통령은 국정의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다. 그래서 ‘성완종 게이트’가 재·보선 결과에 묻히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여당의 압승으로 여권 실세에 대한 검찰수사가 더욱 곤혹스러워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성완종 스캔들’이 ‘부패의 싱크홀’처럼 정국을 나락으로 몰아넣고 있다. 웬만한 스캔들에 눈도 깜짝하지 않을 정도로 이골이 난 국민이지만 전 총리에서부터 국회의원,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줄줄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 과연 사실이면 그들이 온전한 정신을 가졌다면 기적이다.

‘성완종 리스트’는 부패정치 청산처결의 출발점이자 기회로 작용해야 한다. 공소시효 만료 등 법적 카테고리에 묶이거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경구에 얽매여 도마뱀 꼬리자르기식으로 유야무야된다면 희망이 사라진다. 부패정치의 귀환,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돈에 엮이고 찌든 썩은 정치의 환생이다. ‘성완종 특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국민들은 여야 모두의 정치혐오를 두고 ‘똥묻은 개가 재 묻은 개를 나무란다’, ‘그 나물에 그 밥 누가 누굴 탓해’의 차가운 반응이다.

‘성완종 리스트’는 분명 정부·여당을 혹독히 문책할 사안이었다. ‘성완종 리스트라는 악재’를 만났으나 야권의 분열로 ‘어부지리 압승’을 거둔 측면이 더 짙다. 새누리당은 4·29 재·보선 결과를 자화자찬할 일이 아니다. 새정연은 호남의 텃밭에서도 참패했다. 더 큰 문제는 새정치연합은 오로지 ‘성완종 파문’에 매달려 반사이익만 노렸다가 역풍을 맞은 것이다. 정말 새정치연합이 뼈를 깎는 혁신과 변화를 하리라 믿는 국민이 몇이나 있을까.


차기총리는 '삼고초려'라도 해야

지금 ‘성완종 게이트’로 불끈 달아올랐다. 현직 국무총리가 의혹으로 그만둔 것은 참으로 낯부끄러운 일이다. 하도 비리가 연이어지자 ‘부정부패천하지대본(不正腐敗天下之大本)시대’라는 말까지 나온 지가 오래다. 썩지 않는 곳이 없다는 말도 한다. 박 대통령은 외교도, 경제도, 개혁도 못하는 ‘무기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첩과 진영’에서 벗어나 누구나 공감하는 차기총리는 삼고초려라도 해야 한다.

이수기 ·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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