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면사상(南面思想)과 남강 사랑
남면사상(南面思想)과 남강 사랑
  • 경남일보
  • 승인 2015.05.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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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신용보증기금 진주지점 부지점장)
이상일
우리는 북반구에 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상과 행동의 방향을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왜냐하면 북쪽으로 가면 북극성으로 상징되는 죽음과 겨울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피한다. 태양이 동에서 떠 서쪽으로 지면서 남쪽으로 더 많은 일조량을 비추기 때문에 자연히 따뜻한 남쪽으로 궁전이나 집을 내는 이유다. 북반구의 모든 나무들도 햇볕을 더 받기 위해 남쪽으로 가지가 먼저 나오고 더 크게 성장하기 때문에 우리가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도 나뭇가지를 보고 방향을 찾는다.

원래 남(南)이란 단어도 나옴의 줄인 말로 어떤 기준에서 나온다는 동사에서 명사형 어미인 ㅁ을 붙이면 나옴, 이것을 다시 일자(一字)로 줄이면 남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남자, 여자에 있어 남자도 튀어 나왔다는 의미에서 나온 사람을 남자라 불리다 추후 한자가 유입되면서 사내남(男)을 붙인 것이라는 설이다.

남면사상(南面思想)으로 대변되는 이런 풍토는 임금님이 남쪽을 향해 집무를 하도록 왕궁을 짓고, 그 앞의 산을 남산 또는 앞산이라 명명하여 우리나라에 유난히 남산이란 고유명사가 많은 이유이다. 서부경남의 대표적인 강인 남강(南江)이란 지명도 전체적으로 낙남정맥을 끼고 남동으로 흐르다 결국 남해 앞바다로 가기 때문에 남강이라 하지 않았나 싶다.

옛말에 서출동류(西出東流)는 똥물도 쓰임에 있다고 했듯, 한반도 지형을 보더라도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각종 정맥들이 동에서 서쪽으로 뻗어 있어 대부분의 강이 동에서 서쪽으로 흘러간다. 그렇지만 포항 형상강과 진주 남강 등 몇몇 강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역류하는 강물은 그만큼 더 많은 일조량을 공급하며 흐르기에 주위에 엄청난 생기를 준다.

그런 의미에서 서부 경남을 두루 거쳐 흐르는 남강이야말로 남쪽의 강이란 의미 이상으로 주위 많은 생물들에게 이롭게 하는 강물이기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진양호댐 조성과 강을 정비하기 전까지는 수시로 범람하는 홍수 피해로 주변지역이 늪으로 방치돼 있었으나 근래에 치수사업으로 말끔하게 정비하여 주위에 많은 농사와 산업단지가 조성돼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있다.

한반도의 남쪽에다 남강까지 끼고 사는 진주가 앞으로도 더 많이 남쪽바다를 향해 전진해야 하는 이치가 아닌가 싶다. 이상일 (신용보증기금 진주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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