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장난감은행, 구도심이 더 절실하다
[의정칼럼] 장난감은행, 구도심이 더 절실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5.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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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선 (진주시의원)
진주시 복지정책이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과 참여로 운영되는 ‘좋은 세상’을 배우겠다고 전국 지자체 공무원들이 진주를 찾고, ‘진주 아카데미’와 ‘무장애도시’, ‘장난감은행’까지 4대 복지시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최근에는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복지도시 대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최근에 단연 돋보이는 것은 진주시 장난감은행이다. 벌써 작년 말 기준으로 회원수가 4300명을 돌파했고, 일일 평균 4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찾는, 말 그대로 사랑받는 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이렇게 장난감은행을 포함해 진주시 4대 복지사업이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서민가계에 힘과 희망을 주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지만 한편으로는 5월을 ‘걱정의 달’이라고 부르며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돈 때문에 한숨부터 짓는 가정이 적지 않다. 당장 아이들 장난감만 해도 부담이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니 이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장난감조차 남자아이용의 경우 10개 중 6개가 5만원을 넘는다고 하니 우리 젊은 엄마·아빠들이 따라가기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그래서 진주시는 올해 또 예산을 마련해 지난달 8일 혁신도시 내 충무공동 주민센터에 네 번째 장난감은행을 개소했다. 역시나 이곳 장난감은행도 업무를 개시하고 한 달도 되지 않아 이용자가 2600명이 넘었고, 개소 당시 이미 회원수가 160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예상대로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러나 이렇게 혜택을 그저 멀리서 부러운 눈으로만 바라보는 진주시 젊은 엄마·아빠들이 있으니, 바로 서북부 구도심 주민들이다. 이곳에는 장난감은행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젊은 세대수와 영유아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 때문이라는데,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정말로 장난감은행이 필요한 곳이 바로 구도심이다.

열악한 주거환경과 보육·교육환경 때문에 구도심은 오늘도 젊은 인구를 다른 지역으로 빼앗기고 있다. 돌이켜 보면 진주시 4대 시책의 가장 큰 목적이 이 같이 경제활동인구 유출을 막고 젊은 세대들이 오늘 더 희망을 갖고 내일 더 힘을 내도록 돕는 것이 아니었던가. 장난감은행 같은 보육보조시설이 구도심에 있어야 젊은 세대가 떠나지 않고 아이들은 차별 없이, 또 박탈감 없이 잘 자랄 수 있는 것이다.

최초로 미국의 재정균형을 이뤘던 미 대통령 빌 클린턴이 ‘미래예산’이라는 말을 만들어내어 선거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일이 있다. 현재만을 위해서 예산을 써서는 결코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진주시 4대 복지시책 예산이야말로 대표적인 ‘미래예산’이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보육과 교육지원을 통해 성장동력을 심어주고, 젊은 부모들에게 믿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도록 해주니 말이다. 4대 복지시책의 원래의 목적으로 돌아가자. 정말로 장난감은행이 필요한 사람들은 진주에서 가장 열악한 곳에서 자라고 있는 구도심 아이들과 부모들임을 진주시가 잊어서는 곤란하다. 장난감은행, 구도심이 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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