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교단] 교사 전문성 인정되어야
[흔들리는 교단] 교사 전문성 인정되어야
  • 정희성 기자
  • 승인 2015.05.13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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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교사들의 어깨를 펴게 하자

[흔들리는 교단] 교육현장에서 존경받는 스승상이 필요하다

①학부모 등쌀에 휘둘리는 교사들
②교사들의 어깨를 펴게 하자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교사의 어깨를 펴게 하는 일은 참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사의 위상을 높이겠다며 각종 대책을 쏟아냈지만 그리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 교육계의 평가다.

교사에 대한 정신적·물질적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교편을 잡기 어렵게 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찾고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교사 전문성 인정하는 환경이 관건=교육계에서는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교사는 ‘임용고시’ 등의 전문적 시험을 통과하고 나서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전문가다. 그러나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으로 생각하는 교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여기에는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의견이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소외감과 불만이 깔렸다.

교육부와 교육청 등의 교육 당국의 기준에 맞추다 보니 교실에서 수동적으로 가르치고 보람을 느끼기 쉽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행정업무 등 각종 잡무도 교사가 전문성을 느끼거나 기르지 못하도록 하는 장애물 중 하나다.

교육 정책이 추진될 때 현장을 잘 아는 교사의 역할도 제한적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말 구성한 수능개선위원회에 현직 교사가 한 명밖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교육계는 “교사의 사기를 끌어올리려면 무엇보다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 당국이 수업 평가 등에서 교사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 ‘학원’서 배우는 입시위주 교육 뛰어넘어야=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몰아놓는 입시위주의 교육은 교사의 힘을 빼놓는 커다란 장벽이다.

지금처럼 학생들이 학교가 아니라 학원에서 입시 공부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근본적인 처방이 나오기 어렵다.

공교육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만큼 교사의 권위를 세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학원에서 밤늦게 공부하고 학교에서 조는 학생을 교사가 무턱대고 나무랄 수 없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또 국어, 영어, 수학 중심의 교육을 하다 보니 교사들이 학생들과 교감하며 인성 교육을 할 기회를 얻기 어렵다.


◇ ‘스승상’ 확립으로 교사 존경 분위기 만들어야=교사의 사기를 높이는 방안으로 존경받는 스승 상(像) 정립도 제시된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원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교권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사회·제도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스승 상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사회공헌 등의 활동을 주도적으로 전개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신뢰를 얻도록 하자는 것이다.

‘친일행적 논란’으로 의미가 크게 퇴색했지만 교육부가 ‘이달의 스승’ 사업을 벌이는 것도 비슷한 취지로 해석된다.

물론 교사에 대한 경제적 보상도 필요하다.

예컨대 교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오지학교에서 근무하거나 담임교사를 맡을 경우 수당 등으로 특별히 예우한다면 교사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SNS에서는 “교권추락은 모두의 합작품”=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는 감사의 글, 선물과 행사인증 사진 등이 올라왔다. 긍정적인 감성이 대부분이다. 탐색어 여론으로는 ‘감사하다’가 1781회 등장해 가장 긍·부정 연관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예쁜’(1429회), ‘좋다’(1209회), ‘예쁘다’(1022건), ‘특별하다’(666건), ‘좋아하다’(623회) 등이 연관어로 등장했다.

인스타그램에는 ‘#스승의날’, ‘#선생님’ 등의 해시 태그를 단 카네이션, 케이크, 초콜릿, 감사카드 등 스승의 날 인증 사진이 잇따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네’라는 가사와 반대로 날이 갈수록 추락하는 교권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할 만큼 교사의 지위가 높았던 게 우리나라 전통문화였다. 그런데 그런 교사의 지위를 누가 다 무너뜨렸나. 학부모에게 전화해서 노골적으로 촌지를 요구하고, 학생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휘두른 선생님들이 다 갉아먹었다.”

한국갤럽이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3%가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누리꾼 ‘joyl****’는 “존경할 만한 교사가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교권추락은 모두의 합작품”이라고 지적했다.

‘song****’는 “아이들에 대한 사명감보다 교사가 안정적이라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아 기계적으로 아이들을 대하니 교권이 점점 추락하는 건 아닌지”라고 우려했다.

정희성기자·일부연합

 

선생님에게 인사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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