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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플러스 <117>고성 벽방산솔 숲 초록 향연 속으로…천상의 산행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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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4  21: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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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방산 기슭 안정사 주변에는 솔숲이 유명하다. 소나무가 겨울바람에 춤을 추는 듯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는데 사람들은 이를 ‘한산무송’이라고 이름지었다.

이 솔숲이 얼마나 유명했던지 조선 광무 4년인 1900년 선희궁(조선 영조 후궁 영빈이씨 위패사당)에서 숲을 보호하기 위해 안정사에 금송패(禁松牌)를 내렸다.

금송패는 소나무 벌목을 단속하고 감시하는 권한을 부여한 조선왕실의 신분증으로 안정사에만 3개가 남아 있다.

동시에 ‘송화봉산’도 함께 내려졌는데 소나무만 보호한게 아니라 송홧가루도 보호했다는 의미다. 송홧가루는 왕실로 가져 갔다. 금송패가 조선 영조 때 내려졌다는 일부 기록들은 사실이 아니다.

안정사에는 금송패(경남문화재 제284호)외에도 제80호 대웅전, 283호 범종, 471호 가섭암 등이 있어 산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벽방산은 고성군 거류면과 통영시 광도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벽발산이라고도 부른다. 석가모니의 제자 가섭존자가 벽발 즉 바리때(승려의 공양 그릇)를 받쳐들고 있는 모습같다고 해 생긴 이름이다.

해발 660m인 정상은 상봉 또는 칠성봉이라고 부르며 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의 산 중 최고봉이다.

8부능선까지는 육산이나 그 위로는 암릉투성이다. 산정에 올라서면 동남쪽에 거제도의 계룡산과 노자산이, 남쪽에 사량도 지리망산을 비롯한 한려수도의 여러 섬과 산들이, 북에는 거류산과 소가야의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청명한 날에는 쪽빛바다 한려수도에 올망졸망 떠 있는 170여개의 섬들을 볼 수 있다.

벽방 1경 만리창벽을 비롯해 2경 옥지응암, 은봉성석, 인암망월 의상선대 한산무송 등 벽방 8경의 기이한 볼거리가 즐비하다.

▲등산로

통영시 광도면 안정사주차장→한산무송→임도→가섭암→의상암→능선→암릉전망대→벽방산정상→안정치→헬기장→천개산 정자(반환)→헬기장 지나 갈림길→은봉암→안정사→안정사주차장회귀. 6km에 휴식포함 4시간 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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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암


▲오전 9시 30분, 주차장 출발 후 취재팀은 안정사와 가섭암 방향 두가지 길 중 가섭암쪽으로 올라 능선을 타고 벽방산정으로 오르는 길을 택했다.

초입에 이파리가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활엽목 숲이 나온다. 그 사이 사이에 수형이 조경수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소나무가 벽방산의 자랑 한산무송이다. 100여년 전 안정사는 이 일대 5개면에 100만평의 솔숲을 소유할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초록이 파도치는 숲으로 들어간다. 등산로 상에 가섭암까지 연결되는 임도가 불쑥불쑥 나오는 것을 제외하면 활엽목과 한산무송의 아름다운 여운은 계속된다.

15분 만에 경남유형문화재 471호 가섭암에 닿는다.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적색 계열의 화려한 연등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가섭암을 뒤로 하고 올라서면 어느새 산에는 자연의 소리가 화음을 맞춘다. 작은 계곡, 흰포말을 일으키며 암반 위를 구르는 물소리, 나무잎을 흔드는 바람소리, 물과 나무 바람을 이어주는 동고비 곤줄박이 박새의 청량한 지저귐까지…, 초록의 바다, 그야말로 천상의 길이다.

임도 교차지 위 아늑한 곳에 의상암이 있다. 해발 620m지점으로 665년 문무왕 5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신라고찰이다. 북진남해 지세로 주변 산봉우리와 조화를 이뤄 뛰어난 승경을 자랑한다. 의상이 좌선하며 하늘의 공을 받았다는 의상선대가 있다.

오전 10시 22분, 주능선에 닿는다. 이 산은 그리 높지 않아 가족, 친구, 회사동호회 수준의 산행객이 많이 찾는다. 통영시에서는 이들의 편의를 위해 안내판을 설치하고 체육시설과 평상 등 휴식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정상으로 가려면 왼쪽 오름길을 택해 능선을 타야 한다. 등산로에 전망대같은 바위들이 군데군데 있어 조망은 탁월하다. 숲 사이로 남쪽바다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부근에선 키가 작은 해송과 토종소나무가 주류를 이룬다. 산 아래서 봤던 키 크고 붉은 적송과는 다른 소나무들이다. 그러나 소나무에이즈라는 재선충병의 망령은 이 산을 비켜가지 않았다. 일본에서 건너온 재선충병으로 인해 베어진 소나무가 무덤처럼 산재해 있다.

8부능선에서부터는 암릉길이다. 바다쪽에 날카로운 바위들이 솟아 있고 발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이 일대를 만리창벽이라고 부른다. 벼랑 쪽에 목책을 세워 안전조치를 해놓았으나 움직이는 것들이 있어 사진촬영 시 주의해야 하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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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오전 11시, 고스락에 닿는다. 바다 쪽 가까운 곳에 가스 보관탱크가 즐비한 항구, 멀리 섬들, 더 멀리 사량도가 구름 속에 희미하게 다가온다. 뒷편에는 거류산과 통영 대전 고속도로와 벌판, 고성읍이 보인다. 이 산을 2개로 가르는 안정치는 발 아래 있고 그 너머로 진행해야 할 천개산이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바위 곳곳에 기이한 소나무가 붙어 있다. 돌틈 속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며 자라는 소나무들인데 사람의 눈에는 아름답게 보인다.

소나무가 분재처럼 자라는 전망대를 지나면 고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등산로는 산죽밭을 질러 데크로 설치돼 있다. 정상에서 300여m 내려온 지점에서 정상부를 뒤돌아보면 만리창벽의 위용을 실감할 수 있다.

안정치 지나 다시 오름길의 끝에 천개산 부근 정자휴식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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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은봉암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면 큰 바위아래 황금칠을 한 불상이 등장한다. 은봉암에서 세운 것으로 낮은 세상을 굽어보고 있다.

은봉암은 신라 성덕왕 3년 갑진년에 징파화상이 창건한 암자, 높이 7m짜리 칼날같은 기둥바위가 극락보전 지붕에 맞대어 있어 눈길을 끈다. 예부터 이 암자에서는 해월선사가 도를 통하고 종열선사가 득도했는데 이 바위가 마지막에 득도할 미래 선사를 기다리고 있는 성석이라고 한다.

안정사는 해탈교 건너 위치해 있다. 654년 신라 태종무열왕 원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번성하던 시기에는 14방의 당우를 갖춘 전국 굴지의 사찰이었다.

제작연도로 보이는 1580년 새김글과 아름다운 비천상이 새겨진 범종을 비롯해 괘불, 왕실에서 받은 가마 채여(彩輿)를 보관하고 있다.

경남문화재 80호인 대웅전은 창건 이후 중수됐으며 현재의 건물은 1751년 중건한 것이다. 다포계 팔작지붕으로 처마 곡선이 학이 날개를 편 것처럼 유연하고 아름답다. 내부에는 중앙에 석가모니불 좌우에 문수와 보현보살이 안치돼 있다. 이 불상은 1358년 공민왕 7년에 조성한 것이다.

별채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여사 사진이 안치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일주문을 나서면 자동차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번잡한 세상이 기다린다. 오후 2시 안정사 앞 주차장에 원점회귀한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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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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