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능변(能變)과 봉변(逢變)의 갈림길에 선 친환경차
[경일포럼]능변(能變)과 봉변(逢變)의 갈림길에 선 친환경차
  • 경남일보
  • 승인 2015.05.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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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만 (환경부차관)
구글은 2012년 3월 유트부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극적인 방식으로 공개했다.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자 위성위치확인시스템으로 목적지를 찾은 후 핸들이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출발한다. 차량에 탑재된 레이더, 카메라, 레이저스캐너로 주변차량과 사물, 사람 등의 정보를 분석하면서 안전하게 달린다. 이윽고 운전자는 음식점에서 음식을 사고 세탁소에서 옷을 찾은 후 집으로 돌아온다. 일반인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운전자가 스스로 운전을 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었다는 놀라운 반전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혁신적 실험에 대해 LA타임스는 “미래 자동차는 컴퓨터와 통신에 의해 좌지우지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제 세계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IT 기업의 가세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2014년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규모는 452만대로 10년 연속 세계 자동차 생산국 5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유엔미래보고서 2040’은 암울한 미래를 예견한다. 레이 커즈와일, 토머스 프레이 등 대표적인 미래학자와 미 국가정보위원회 등의 미래전망을 간추린 이 책은 ‘한국에서 추락하는 산업 7가지’에 자동차산업을 꼽았으며 미래를 위해 신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자동차산업은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차로 재편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자동차산업이 지구온난화, 대기오염 확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공통인식을 바탕으로 각국은 한층 강화된 환경규제와 친환경차 시장 확대로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은 2021년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당 95g으로 낮추고 이를 초과하면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일부 주에서는 전기차처럼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차량을 일정비율 이상 판매하도록 의무화한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201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보급을 목표로 대당 최고 7,500 달러를 세액에서 공제해 주고 있다. 중국도 2010년부터 북경,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전 세계 주요국도 친환경차에 대한 세금감경과 보조금 지급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친환경차 시장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0년까지 자동차의 평균 온실가스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자생적 시장으로 키우기 위해 올해부터 하이브리드차 구매자에게 보조금 100만원을 새롭게 지원한다. 또한 일반국민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1,500만원을 지원하는 한편, 2013년에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양산체제를 갖추고 수소연료전지차의 해외 수출 길도 열었다.

197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은 미국과 일본 업체들의 운명을 갈랐다. 천정부지로 기름값은 치솟는데 크고 화려한 차에 빠져있던 미국업체들은 소비자의 외면으로 쇠락한 반면, 소형차 중심으로 기술력을 축적해온 일본업체들은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교훈을 거울삼아 시대적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선즉제인(先則制人)’의 자세로 자동차산업의 환경적, 경제적 공유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이제는 온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정연만 (환경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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