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귀한 토종 민들레를 만났다. 민들레 하면 우리들에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토종 민들레가 아닌 서양 민들레이다. 발에 밟히고 눈에 띄는 모든 것들이 대부분 서양 민들레이기 때문이다. 토종 민들레는 봄에 한번만 번식한다. 일제의 온갖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았던 독립투사처럼, 지조 있는 조선의 선비처럼 꽃받침이 뒤로 휘지 않는다. 꽃받침이 뒤로 휘는 서양 민들레는 봄부터 가을까지 닥치는 대로 번식하며 돈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몰리듯 흙냄새만 나면 뿌리를 내린다. 예쁘장한 서양 민들레가 판치는 세상에서 토종 민들레는 민들레의 대명사 자리를 내어 주고 희귀성에 따라 조선 또는 한국민들레로 불려져야 할 판이다. 선비정신을 가진 정치인을 만나기 힘든 것처럼 토종 민들레를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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