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가보자] 거제 해금강
[우리동네 가보자] 거제 해금강
  • 임명진
  • 승인 2015.05.25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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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길 따라 눈 뗄 수 없는 풍광의 연속
 
해금강 전경


아름다운 풍경은 그저 바라만 보아도 즐겁다.

하물며 수억년 시간 동안 거친 파도와 바람을 맞으며 버텨온 기암괴석들이 즐비한 바다는 사뭇 경이롭기까지 하다.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갈개마을의 남쪽 500여m 해상에 위치한 바위섬. 사람들은 이 섬을 ‘거제 해금강(海金剛)’이라 부른다.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에 이어 두번 째로 큰 섬이다.

천혜의 바다를 배경으로 국내 제일의 해양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거제도.

지금이야 외도를 시작해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몽돌 해수욕장 등 다양한 볼거리가 지천에 널려 있지만 한때는 거제 하면 해금강을 떠올렸다.

기원전 210년 불로장생의 영원한 삶을 꿈꿔 온 진시황제는 서불이라는 신하에게 불로장생초를 구해오라는 명을 내린다.

서불은 남녀 3000명을 데리고 동방으로 모험을 떠났다. 동해를 지나 남해에 다다른 서불은 지금의 거제 부근에서 이름모를 돌섬을 보게 된다.

기암괴석들이 즐비한 섬의 모습이 심상치 않아서일까. 섬에 정박한 서불은 섬을 샅샅히 헤집고 다녔다.

하지만 원하던 불로장생초는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에 서불은 섬에 자신이 다녀간 흔적을 남겼다. 서불과차(徐市過此).

서불이 지나갔다는 글귀를 새겨 놓고는 다시 머나먼 모험의 길을 떠났다.

여기까지가 해금강에 전해 내려오는 진시황과 얽혀 있는 전설이다. 서불과차의 글귀는 지금은 전해 내려오지 않는다.

1959년 사라호 태풍 당시에 소실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만약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면 그야말로 역사적인 현장으로 남지 않았을까.


 
해금강 일출


눈치를 챘겠지만 해금강은 강이 아니다. 혹자는 이름에서 강을 떠올릴수 있겠지만 해금강은 바다에 솟아 있는 작은 돌섬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마치 금강산과 닮았다 해서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불리워 졌다.

거제 남동쪽에 튀어나온 갈곶에서 떨어져 나간 해발 116m, 면적 3만7000여 평의 작은 섬. 원래 이름은 갈도이다.

이 작은 돌섬이 대한민국 명승 제2호이다. 1971년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고, 아름답다고 해서 강원도 강릉시 명주 청학동 소금강에 이어 명승 제2호로 지정됐다.

작은 섬에 지나지 않지만 해금강은 잠시라도 눈을 뗄수 없게 하는 태고적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섬 여행은 늘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게 한다. 유람선을 타고 가다보면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철썩 철썩~’ 뱃전에 부서지는 파도의 행적도 참으로 오묘하게 느껴진다.

해금강으로 가는 길은 그렇게 재미난 여정이다.

해금강은 거제 남부면 해금강마을에서 불과 500여 m 거리의 바다에 떠 있다. 바로 지척에 있다보니 육지에서 섬의 전경을 온전히 볼수 있다.

깎아지를 듯한 절벽같은 단애는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섬의 곳곳에는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그 틈 사이로 동백림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식물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있다.

절벽에 발을 붙이고 있는 석란과 풍란은 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로 절경을 이루고 있다.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해금강에 도착하면 수호신 사자바위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그 형상이 포효하는 사자를 닮았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사자바위는 해금강과 함께 또 하나의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해금강과 사자바위 사이에 떠 오르는 일출 사진은 전국 명소로 손꼽는다. 워낙 일출 사진이 장관이다 보니 여전히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해마다 이 곳을 찾고 있다.

사자바위를 지나가면 이번엔 미륵바위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미륵바위를 통과하면 해금강 비경인 십자동굴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기상이 좋을 때면 십자동굴 안으로 유람선이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 좁디 좁은 공간이라 실제 십자동굴을 통과하는 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가파른 절벽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만물상과 열십 자로 모습을 드러낸 십자동굴은 가히 해금강 최고의 비경으로 손꼽힐만 하다.

동굴의 벽과 벽 사이로 스며든 물길에 따라 가다보면 푸르른 바다와 청명한 하늘을 볼수 있다. 동굴에서 맛보는 바다와 하늘의 조화는 색다를 조화를 이룬다.

해금강은 잠시도 눈을 뗄수가 없다. 계절마다 다른 절경은 차치하고, 촛대바위, 신랑신부, 성모마리아 등 기암괴석들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인근 주민들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이른 아침에는 바다안개가 섬을 휘감으면서 마치 섬과 운무가 춤을 추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말했다.

깊어만 가는 여름. 푸른 바다를 헤치고 말로는 차마 설명할 수 없는 신비의 섬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사진제공=거제시


 
해금강 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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