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농부는 옛말
[농업이야기] 농부는 옛말
  • 경남일보
  • 승인 2015.06.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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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환 (경상남도농업기술원 해외기술담당 박사)
▲ 손창환 경상남도농업기술원 해외기술담당 박사

농부라는 말을 들으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모내기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착각이다. 이는 호랑이 담배피던 아주 옛날의 이야기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은 정보를 업데이트 할 때가 됐다.

현대 농업경영인은 사람대신 기계와 기술을 이용하고 스마트폰으로 작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한다. 벼농사는 무인헬기로 씨를 뿌리고 병충해 방제를 하고 아이스박스를 운전석에 두고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면서 트랙터와 콤바인을 타고 경운하고 수확하는 시대가 됐다. 채소농사는 자동화된 온실에서 흙이 아닌 수경재배로 컴퓨터가 식물이 필요한 양분과 생육에 적합한 환경을 조절해 준다. 첨단기술을 배우기 위해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이나 선진농업국에 직접가서 배우고, 세계 최고의 강사들을 직접 불러 교육과 컨설팅을 받고 있다. 불과 20 여년 전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파프리카라는 작목을 도입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수출 작목으로 육성시켜 일본시장을 약 70%정도까지 점유하고 있다. 금값보다 비싼 종자들을 만들어내고 있고 과일 하나하나에도 기능성을 가미하여 수십만원에 판매하기도 한다.

이제 농업은 과학이다 IT산업과 BT산업이 융복합된 첨단과학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농약으로만 병해충을 방제하던 시대도 옛말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식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은 식물에는 피해를 주지 않고 식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잡아 먹고사는 해충들을 배양하여 방제를 하고 있다. 또한 일반 공산품 제조공장과 같이 연중 소비자가 원하는 작물을 기계로 찍어내듯이 똑같은 제품을 사시사철 언제 던지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연간 소득이 1억원 이상이 되는 기업농이나 전업농가들은 어느 농촌에서든지 쉽게 볼 수 있다.

이제 농업은 미래 산업이고 성장산업이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생명산업은 IT(정보통신) 혁명 이후 세계경제를 주도할 핵심 산업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2020년 전후에는 바이오 경제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명산업과 바이오산업은 근본적으로 농업에서 시작된다. 농산물에서 추출하는 기능성 소재들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세계 생명산업 시장규모는 2004년 1385억 달러에서 2010년 2,447억 달러로 연평균 10% 이상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해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아직도 농업인을 농부로 보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박사들이 농사를 짓는 시대이다. 전국적으로 석사 박사 농부들이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농업은 취미농이나 가정원예정도의 농사 말고는 공부하는 전문기술자들이 아니면 국제화시대에 전문 농업인으로서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실시간으로 첨단 신기술이 도입되고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자기농장에 필요한 농업기술들은 농업인 자신이 개발하고 적용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농사는 농부가 짓는 시대가 아니라 생명공학엔지니어들이 농사를 짓는 시대가 되었다. 이 시대 농부의 새로운 버전은 생명공학엔지니어다.

손창환 (경상남도농업기술원 해외기술담당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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