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국가위기관리체제 강화해야
[경일포럼]국가위기관리체제 강화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5.06.1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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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 (칼럼니스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장기화되면서 보건당국이 초기대응에 실패했다는 국민적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6월15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격리조치자 5216명, 확진환자 150명, 사망자는 16명이고, 완치돼 퇴원한 자 14명, 격리가 해제된 사람은 2473명으로 세계 2위 메르스 취약국이 됐다. 그러나 뒤늦게나마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메르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의료진과 관계관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2003년 사스사태 때 고건 전 총리는 전쟁을 치르듯 ‘사스 컨트롤 타워‘부터 만들고, 범정부 차원의 사스종합상황실 출범과 동시 인천국제공항을 직접 방문해 국방부, 행정자치부 등 관련 부처에 지원을 요청해 군의관과 군 간호인력까지 현장에 투입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8400여명이 사스에 감염되고 810여명이 숨졌지만 국내에선 3명이 앓는 데 그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사스 예방 모범국’이란 평가를 받았다.

지금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국가 전 역량을 총동원해 ‘메르스’ 대유행을 종식시키고 국민의 심리적·경제적 안정을 되찾아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며, 전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가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후 반드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국가위기관리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께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연기시키면서 최선을 다하는 만큼 우리 국민들도 정부의 정책과 발표를 신뢰하고 사태를 종식시키는데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원인분석 시 ‘질병관리본부의 조직체계, 보건복지부 조직, 초기 대응 실패원인, 18일간 정보 미공개 이유, 병원의 환자관리시스템 등’을 확실하게 규명 및 보완하고 신상필벌해야 할 것이다.

다만 아무리 완벽한 대비를 하더라도 작금의 시대에는 ‘사스, 에볼라, 신종플루, 쓰나미, 사이버테러’ 등 불확실한 상황이 너무 많아 종전의 전쟁, 무력도발과 같은 전통적 안보영역만으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의 조직을 전통적 안보영역에 추가해 재난위기(자연재난, 인적재난), 국가핵심 기반위기(금융, 교통, 보건, 사이버 등), 국민생활 안전위기(치안, 식품, 경제 등) 등 포괄적 안보(comprehensive security)영역 확대로 위기사태 발생시 선제적 대응조치를 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동반할 수 있는 사안은 안보영역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단독 또는 동시 다발적 대형재난 및 재해사고 발생 시마다 국가위기관리의 허점으로 국민적 불안 상황이 도래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포괄적 안보에 대비한 조직정비로 위기상황이 도래하면 관련부서를 아우를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작동시켜 일사불란하게 선제적·능동적 예방조치를 한다면 전쟁에 버금가는 재해와 재난도 극복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메르스’ 사태 종결 후에는 외교·통상·국내외 경제 등 상당한 후유증이 뒤따를 것임을 예측해 지금부터 선제적 대응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급변사태 위기, 사이버테러(금융권 마비 또는 국가핵심시설 파괴 등),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국익(영토분쟁, 기타)을 위한 상충요소는 항상 존재한다.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정부의 각 기능 및 조직별 매뉴얼을 만들고 확인·점검을 통해 국가위기관리체제를 강화시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강태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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