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메르스 발병국’ 불명예
‘세계 2위 메르스 발병국’ 불명예
  • 경남일보
  • 승인 2015.06.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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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전염병은 늘 공포의 대상이었다. 전염병 중 흑사병은 인류에게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다. 1347년부터 1351년까지 3년간 서유럽을 휩쓴 흑사병으로 2500만 명에 가까운 인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821년엔 호열자(콜레라)가 조선을 초토화시켰다. 한 달 만에 10만 명 이상이 죽었으니 그야말로 괴질이었다.

▶메르스가 나라를 뿌리째 흔들면서 생활전반을 바꿔 놨다. 가뭄까지 겹쳐 민심마저 흉흉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당국의 방역망도 곳곳에서 구멍이 뚫리고 있다. 정부가 지자체와 협력,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정보 공유, 병원 감염관리, 의심환자 추적·격리 등에서 아직도 여전히 허점투성이다. 무능이 지배하는 시대 같다.

▶확산은 우리의 독특한 가족과 친지의 병간호와 병문안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뜨겁다. 병원 몫이 아닌 환자가족과 보호자들이 24시간 대기, 돌보는 관습은 전 세계적으로 대만과 우리밖에 없다 한다.

▶지난달 20일 중동을 여행, 돌아온 60대 남성에 의해 국내에 유입, 고열, 기침, 호흡곤란, 설사 등 주요 증상이 나타났지만 당시만 해도 국민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치사율이 40%에 달하지만 전염력이 높지 않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초기 차단 실패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메르스 2위 발병국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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