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문화재 여행] 의령향교
[경남 문화재 여행] 의령향교
  • 박수상
  • 승인 2015.06.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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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향안 입록 문헌 등 중요 자료 보관
▲ 의령향교 전경

의령향교는 원래 의령읍 동동리에 있던 것을 1582년(선조15년) 당시 의령현감(宜寧縣監) 이함(李涵)이 지금의 장소로 옮겨지었다. 1675년 한 차례 중수했고, 이후 두 차례 보수를 거쳤다. 근래 1974년 한 차례 중수를 거친 의령향교는 1982년 8월 6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201호로 지정되었다. 의령향교에는 향안(鄕案), 완의(完議), 향약계안 등 전적류가 남아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를 통틀어 향안 원본이 남아있는 지역은 많지 않다. 건축법과 배치도 역시 특이한 전학후묘에 계단식 건축물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다.

향교(鄕校)란 향리에 있는 학교(學校)란 뜻으로, 중앙에 있는 성균관(成均館)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데 조선개국과 함께 교육 진흥시책 일환으로 설립된 것이다.

향교의 기능은 조선중기 이후 곳곳에 대규모 서원(書院)이 일어나면서 점차 쇠퇴하여 1894년 고종 31년 나라의 과거제도 폐지와 함께 향교는 명맥을 이어가고, 대신에 향사(享祀)하는 기능을 유지해오고 있다.

의령은 낙동강의 본류와 남강이 합쳐지는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남쪽은 비옥한 토지가 넓은 평야를 이루고 있으며, 산간 지대에도 분지가 발달하여 청정지역으로 생활환경이 좋은 곳이다.

남해고속도로 군북IC에서 내려 반경 20(5㎞)리 안에 나라의 큰 부자가 태어난다는 일화로 유명한 남강 솥바위와 의령관문을 통과하고 나면 의령읍내 뒷산 언덕에 있는 의령향교(경남도 유형문화재 제201호)에 도착하게 된다.

 

▲ 의령향교 대성전


향교는 유교문화의 바탕 위에서 설립·운영된 국가가 유교문화이념을 수용하기 위해 중앙의 성균관과 연계시키면서 지방에 세운 지방교육기관이다. 향교의 연원은 유교문화이념이 소개되는 때부터 비롯되지만 향교가 적극적으로 설립된 것은 숭유억불과 유교문화이념을 정치이념으로 표방한 조선시대부터이다. 즉 향교는 조선시대 문묘의 기능과 지방교육기관으로서 기능을 가진 성균관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으며, 국가는 향교를 통해서 유교윤리 보급과 지방민의 교화에 힘썼다.

향교 관리 책임은 각 지방관청에 두어 학생의 수 및 종6품의 교수와 정9품의 훈도를 두도록 ‘경국대전’에서 규정하였으며 향교의 흥함과 쇠함에 따라 고을 수령의 인사에 반영되기까지 했다고 하니 가히 그 중요함을 짐작할 수 있다.

의령읍 의병로 15길 30에 자리한 의령향교는 창건 연대가 명확하지 않지만 원래 의령읍 동동리에 있었던 것을 1582년(선조15년)에 당시 의령현감 이함(李涵)이 지금의 장소로 옮겨지었다고 한다.

1675년(숙종 원년) 명륜당의 중수를 비롯하여 수차례에 걸쳐 중수하였으나, 한국전쟁 때 파손되어 1975년 유림들이 다시 수리하여 지금에 이른다.

의령향교 건물은 대성전, 내삼문, 명륜당, 동재, 서재, 수인루 등이 있는데 건물배치형식은 ‘전묘후학(前廟後學)’의 중국과 달리 강당을 앞에 두고 사당을 뒤에 두는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를 하고 있으며 급경사지에 있어 여러 단의 계단식 축대와 가파른 계단을 통하여 서로 연결되어 있다.

대성전에는 중국의 공자, 공자의 제자인 안자와 증자, 손자인 자사 그리고 맹자의 5성(聖)을 비롯하여 송나라의 주희 등 4현(賢)과 우리나라의 18현(賢)을 배향하고 있다. 매년 공자 탄신일인 음력 8월 27일 유림과 기관장, 유지들이 향사를 봉행한다.
 

▲ 의령향교 대성전


의령향교 대성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 익공계 맞배지붕으로 정방형에 가까운 평면 비례를 이루며 측면이 넓기 때문에 7량 구조를 사용했다. 기둥과 보가 결구되는 부분에는 운공형 장식을 달았고 내부 창방과 장여 사이에 화반을 둔 것도 보기 드문 장식성이다.

명륜당은 페쇄형 입면으로 정면 5칸 측면 2칸의 평면 구성은 전형적인 형식이며 출목이 없는 익공계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다.

동재와 서재는 명륜당 전면의 좌우에 대칭으로 각각 배치된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이고 넓은 대청이 명륜당 마당과 남쪽방향으로 개방되어 있다.

의령향교의 대문인 수인루는 4단의 석축위에 긴 기둥이 돋보이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의 2층 누각 팔작지붕으로 누마루에는 평난간을 달았다.

유교의 성현들을 모신 대성전을 가장 높이 둠으로써 신성함을 돋보이게 하고 아래의 동재, 서재를 넓게 활용했던 조상들의 지혜로움을 엿볼 수 있다.

의령향교에는 향안(鄕案), 완의(完議), 향약계안 등 전적류가 남아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향안 원본이 남아있는 지역이 많지가 않다. 향안 및 관련 문헌(경남도 유형문화재 제412호)들은 현재 유물의 보안 및 안전한 관리를 위해 의병박물관(의령읍 충익로 1-25)에 소장되어 있다.

향안은 조선시대 지방에 거주하는 사족(士族)의 명단으로 의령향안에는 의령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경상도 지역의 관찰사나 수령, 찰방직의 의령 남씨 인물이 향안에 추가로 입록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그들의 본관이 되는 의령현에 대한 애정이 높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런 종류의 문헌은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의령향교는 지금도 춘·추기 석전대제 및 향사봉행, 한시백일장대회, 충효교실 운영 등 현재 진행형의 지방교육기관으로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박수상기자susang@gnnews.co.kr


 

▲ 추기 석전대제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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