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춧돌] 원로를 만나다 (9) 허학수 수필가
[주춧돌] 원로를 만나다 (9) 허학수 수필가
  • 김영훈
  • 승인 2015.06.15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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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우면 지는거다…자신 믿고 당당하길"
▲ 허학수 수필가


“기라는 아름다운 동물이 있었다. 이 동물은 발이 하나였다. 그래서 발이 많은 지네를 부러워했지만 막상 지네는 발이 없는 뱀을 부러워했다. 뱀은 유유자적 할 수 있는 바람을 부러워했고 바람은 움직이지 않아도 멀리 볼 수 있는 눈을 부러워했다. 그렇다면 눈은 무엇을 부러워했을까? 눈은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마음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최고의 부러움을 받고 있는 마음은 아름다운 동물 기를 부러워했다”

허학수(75) 수필가는 장자의 ‘풍연심(風憐心)’을 인용하면서 “풍연심 내용처럼 결국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만 할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은 모르고 사는 것 같다”며 “특히 젊은 친구들은 성공한 사람의 노력은 보지 않고 성공자체에 너무 매달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친구들이 자신을 믿고 조금 더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알고 노력한다면 자신이 세운 목표를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허학수 수필가는 수필을 쓰는 과정에서도 자긍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작품을 보고 감동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훌륭한 작품을 많이 접할수록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며 “하지만 훌륭한 작품에 빠져 나는 왜 안 될까라는 생각으로 작가의 노력은 보지 않고 단순히 부러워만 하는 경우가 있다. 훌륭한 작품을 쓴 작가처럼 노력하고 자신을 믿고 글을 써 나간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허학수 수필가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여유를 가져야 된다고 전했다. “어느 날 새벽까지 펜을 잡고 글을 쓰기 위해 있었지만 글 한 줄, 원고지 한 장 못 메울 때도 있었다”며 “이런 심경일 때는 펜을 던지고 인생을 즐기는 도량이 훗날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기대가치와 지름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생활 속에서 글감을 포착할 수 있고 펜을 들지 않고는 미칠 것 같은 순간이 반드시 있다”며 “꼭 당장 쓰지 않더라도 메모하는 습관으로 펜과 종이를 항시 준비해 그 순간의 기억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학수 수필가는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글을 잘 쓰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독자의 수준이나 글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적의 단어 선택과 간결한 문장은 물론이고 정확성, 경제성, 동어 반복의 회피 등을 고려해야되기 때문에 글쓰기는 매우 어렵다”며 “하지만 습작을 많이 하다보면 너 만큼 쓸 수 있다는 긍지와 용기가 생겨 이를 바탕으로 글을 쓰면 결국에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허학수 수필가는 현재 산청노인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남은 여생을 그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배움이 부족한 그들과 함께 선생과 제자 관계뿐만아니라 때로는 친구로 지내며 인생이야기를 나누면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인 산청을 위해 문화연구에도 힘을 기울여 산청 문화 발전과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글을 계속 써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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