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지역 언론의 사명과 생존전략
[경일포럼] 지역 언론의 사명과 생존전략
  • 경남일보
  • 승인 2015.06.1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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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호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사람은 타인과 생활을 공유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따라서 서로의 뜻과 생각인 정보를 주고받는 전달과 교환은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와 같이 정보를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달하는 이음줄을 언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매체(media)를 통해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특정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언론의 역할이라 하며, 현대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언론이다. 따라서 언론은 사실(fact)을 자유롭고 객관적으로 보도해 대중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언론이 지방화 시대와 함께 지역의 중요한 정보전달의 매체로서 지역언론의 중요성이 부각돼 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시장의 영세성으로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지역언론이 견실하게 자기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중앙언론과의 차별화된 역할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한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지역언론은 먼저 지방정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행정(자치단체)과 입법(지방의회)을 감시·감독하고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기사화해 그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또한 그들의 정치행위를 주민들에게 전파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이 간접적으로 행정과 입법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지역언론을 보면 그 지역의 현상(現象)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사태나 갈등문제를 짚어 지역민에게 해결의 가능성을 제시할 때 언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이러한 역할을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지역언론의 현주소이다. 이는 지역의 한정된 영역에서 오랜 관행에 젖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취재원과 밀착돼 객관적 보도를 스스로 제약할 뿐만 아니라 기관이나 단체의 일방적 보도자료에 의존해 일반 시민들의 알권리가 제한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지역의 모 대학에서 50여 일 동안이나 벌어지고 있는 교수들의 1인 시위가 지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 그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시장의 영세성을 들 수 있다. 물론 언론이란 공공재로서 경제적 이윤추구에서 벗어나 본연의 사명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언론사도 이윤추구를 외면할 수 없는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의 탈출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는 바로 차별화된 선택과 집중에 의한 수요창출의 경영기법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던 시(Deon County)에 있는 ‘델리 레코드’라는 신문사의 구독률은 112%라고 한다. 즉 한 가정에서 1부 이상의 신문을 구독하는 가정이 꽤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것은 ‘우리 시에 핵폭탄이 떨어지지 않은 한 중앙정부의 일이나 세계의 이슈를 다루지 않는다’라는 철저한 지역민과의 밀착정신에 기인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대인은 자기 홍보를 중시한다. 언론에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이 자주 게재되면 그만큼 더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될 것은 자명한 이치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지역언론도 ‘지역민의 지역민을 위한 지역민에 의한’ 언론으로서 중앙과는 차별화로 거듭날 때 지역언론은 자발적인 수요층 확보로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흔히들 언론을 공기(公器)라 한다. 그 공기가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고 풍요롭게 숨을 쉴 수 있는 공기(空氣)인 여론을 형성해 갈 때 활기차고 튼튼한 지역사회로 발전해 갈 것으로 생각하다. 따라서 우리 지역의 언론들이 그 사명과 역할에 충실해 건강한 지역언론으로 생존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이웅호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일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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