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소통이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든다
[의정칼럼] 소통이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든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6.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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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창원시의회 경제복지문화여성위원장)
모 일간지에 실렸던 분석기사가 흥미롭다. 2014년 발생한 두 개의 사건. 대한항공의 땅콩회항과 코오롱이 운영하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를 보면서 위기를 대하는 조직의 대응능력과 리더의 판단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위기발생 시 기업 최고경영자가 전면에 나서서 진정성 있게 사과한 후 사건개요를 솔직하게 공개하는 것이 상황을 초기에 진화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반면 의혹을 부정하고 설명을 회피하며 조직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가장 나쁜 예라 말한다.

대한항공이 이번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요인은 오너 경영체제 하에서 비롯된 경직된 조직문화와 폐쇄적인 소통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측은 사건이 벌어진 후 3일이 지난 시점에야 여론의 등에 떠밀려 원론적이고 표피적 형태, 무조건적인 오너일가 감싸기 형식의 입장표명을 한다. 이 발표문은 두고두고 위기관리 실패의 표본으로 남을 것이다. 한편 코오롱이 운영하는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시 자택에 머물던 이웅열 회장은 오후 9시15분 전화로 사고상황을 보고받고 1시간 만에 과천 본사에 도착해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새벽 6시 현장에서 “깊이 사죄드린다. 코오롱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한다. 사건 발생 9시간 만의 일이다. 이로써 코오롱에 대한 비난 여론은 시설물 점검의무 불이행 정도로 마무리된다. 위기상황에 대한 리더의 판단력은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얼마 전 미국과 쿠바가 국교 정상화를 맺음으로써 오랜 긴장관계를 완화시키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게 됐지만, 사실 냉전시대였던 지난 60년대, 핵전쟁의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쿠바 미사일 위기상황에서 존 F 케네디가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은 리더로서의 탁월한 판단력에 기초한 것이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조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직의 능력은 위기에서 드러난다. 조직의 문화가 건강하면 위기상황에서도 그 조직은 건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온 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은 현재의 대한민국호의 모습을 보며 리더의 판단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초기대응 실패로 혼란은 가중되고 SNS를 통한 확인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는 사실로 굳어진다. 이러한 때에 리더십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의료, 복지를 담당하는 주무장관은 사과는커녕 혼란을 방기하고 협력해야 할 야당과 대립각을 세운다. 많은 이들이 정부의 소통부재를 지적한다. 메르스 사태를 확대시킨 것에 대해 정부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건강한 조직문화의 근간은 소통이다. 소통의 문화가 활발하면 소통의 리더십도 세워질 수 있다. 소통은 건강한 조직문화와 사회를 만들어가는 수단인 것이다. 또한 소통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명약이다. 위기의 순간에 더욱 차분하게 국민과의 소통에 힘쓰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리더십의 출발점은 여기부터이다.

 
이상인 (창원시의회 경제복지문화여성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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