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삼가해'를 삼가야
◈말숲산책-'삼가해'를 삼가야
  • 허훈
  • 승인 2015.07.09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숲산책-'삼가해'를 삼가야

‘공공장소에서는 음주와 흡연을 삼가합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삼가하다’를 기본형으로 잘못 안 나머지, 이를 활용한 ‘삼가합시다, 삼가해 주세요, 삼가하도록’ 등과 같은 표현을 하는데, 틀린 말이다. 으뜸꼴은 ‘삼가하다’가 아니고 ‘삼가다’이기 때문이다. ‘삼가다’는 ‘삼갑시다, 삼가 주세요. 삼가도록’ 등과 같이 활용한다. 활용형의 기본 형태가 ‘삼가하다’가 아니기 때문에 ‘하’가 들어간 활용은 틀린다는 얘기다.

‘삼가다’는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또는 ‘꺼리는 마음으로 양이나 횟수가 지나치지 아니하도록 하다’라는 뜻을 나타낸다. ‘말을 삼가다, 어른 앞에서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문밖 출입을 삼가다, 그는 건강을 위하여 담배를 삼가기로 했다.’ 등과 같이 쓰인다. 동사 ‘삼가다’와 함께 부사 ‘삼가’가 있다.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란 뜻의 ‘삼가’는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고인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빕니다, 이 탄원서를 삼가 시장님께 올립니다.’ 등과 같이 쓰인다.

‘삼가다’를 ‘삼가하다’로 잘못 쓰게 된 것은 부사 ‘삼가’에 ‘-하다’가 붙어서 된 말로 착각한 데서 빚어진 것 같다. ‘삼가하다’는 어법상 성립할 수 없는 말이다. 따라서 ‘삼가다’를 삼갈 게 아니고, ‘삼가하다’를 삼가야 한다. ‘삼가다’는 ‘삼가, 삼가니, 삼가는, 삼가고, 삼가도록, 삼가기로, 삼가야’ 등으로 활용한다. ‘삼가하다, 삼가하니, 삼가하는, 삼가하고, 삼가하도록, 삼가하기로, 삼가해야’ 등은 ‘삼가야’ 할 잘못된 표현이다. ‘삼가하다’란 말을 삼가고, ‘삼가해 주세요.’란 문장을 삼가야 한다.

허훈 시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