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과 대학진학 박람회
교육감과 대학진학 박람회
  • 경남일보
  • 승인 2015.07.1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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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학생처장)

지난 주말에 경상대학교에서 제5회 대학진학 박람회가 열렸다. 경상남도교육청과 경상대학교 주관으로 열린 이 행사는 ‘배움이 즐거운 학교, 함께 가꾸는 경남교육’, ‘나란히 앞으로, 함께 가자 우리!’라는 슬로건 아래 2일간 이뤄진 행사이다. 

경상대학교에 설치된 대학진학 박람회는 8개의 관으로 구성돼 있었다. 제1관은 대학진학 상담관, 제2관은 전형 및 학과 정보관, 제3관은 대입정보 토크 콘서트관, 제4관은 학생부 종합전형관, 제5관은 진로진학 멘토링관, 제6관은 맞춤 상담관, 제7관은 학과체험관, 제8관은 논술 특강관으로 부스가 꾸며졌다. 경상대학교를 찾은 많은 도내 고교생들은 자신의 관심분야에 따라 부스를 찾아가서 대학의 설명을 들었다.
수도권 34개 대학과 비수도권 44개 대학이 참여한 이 행사는 경상남도교육청이 도내 고교생들을 위해 마련한, 교육감의 특별한 열정이 깃들인 행사였다. 사실 경상남도는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으로 정보가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 행사를 통해 진학을 앞둔 고3 학생들에게 각 대학에 대한 정보의 장을 마련해 준 것이다. 

고등학교 학생들이 관심 있는 대학과 학과를 찾아 상담도 하고 진지하게 설명을 듣는 모습에서 이 행사의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대학진학 박람회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경상남도교육청과 경상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각 시·군의 교육장이 참석해 행사장을 둘러보면서 대학진학 박람회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경남교육의 활성화가 기대됐다.
경남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장 교사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교육에 대한 리더로서 교육감의 열정과 비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박람회 행사에서 만났던 교육감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교육감의 고교현장 교육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학생들 한명 한명이 다 소중한데, 고등학교 정문에서 입시철이 되면 붙는 S, K, Y 대학의 진학자 명단은 그 대학 극소수의 진학자를 제외한 모든 학생들에게 들러리 같은 기분을 준다. 그래서 작년부터 고등학교 정문에 이런 진학결과를 쓴 현수막을 못 걸게 했다고 한다. 아울러 학생들이 수능이라는 성적 외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 이야기를 들으며 깊이 공감했다.
이와 관련하여 얼마 전 J시의 모여고 2학년 학생이 학교를 자퇴하고 그 학교를 비롯한 인근의 모든 고등학교와 대학교 정문 앞을 돌면서 1인 피켓시위를 해 기사화된 사건이 생각났다. 그 학생의 피켓에는 입시제도·학교교육을 비판하면서 “나만 1등 하면 된다, 나만 좋은 대학 가면 된다는 의식으로 나만 잘사는 방법을 배우는 교육,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을 결정 짓고 인간을 계급화시키는 수능은 누굴 위한 제도인가? 폐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그 학생은 “1인 시위를 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학교는 우리를 공부기계로 만들었고 사람이기를 포기하라는 학교에 더는 있을 수 없어 자퇴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어쩔 수 없이 살기는 싫어 조금이나마 저항하는 것이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비정상적인 교육이 회자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부터라고 우리 한사람씩 각자의 의식을 개혁하고, 올바른 학교 교육현장으로 함께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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