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대학의 경쟁력, 재정확보에 달렸다
[경일시론] 대학의 경쟁력, 재정확보에 달렸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7.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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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한 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바로 대학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대학이 국가의 장래를 결정할 수 있는 학문과 인재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14년 세계 경쟁력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은 조사대상 55개국 중 31위였으나 대학 경쟁력은 꼴찌에 가까운 53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가까운 미래에 국가 경쟁력을 더욱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학이 국가 경쟁력을 이끌어야

지식정보사회에서 대학은 학문연구 및 기술개발과 인재 양성 및 산학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국가경제와 기업에 활력소가 되어야 한다. 국가와 기업은 대학을 제도적 및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하고, 대학은 기업에 지식과 인력을 제공하는 순환구조가 원활하게 구축되어야만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의 실상을 몇 가지만 들여다보면 꼴찌에 가까운 경쟁력의 원인이 명확해진다. 첫째, 대학의 강의실 환경과 실험실습 장비부터 보자. 강의실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고, 이론중심의 강의는 물론이고 실험실습 과목마저도 콩나물시루가 따로 없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27.6명으로 OECD 평균 15.8명의 2배에 가깝다. 하버드대, 옥스퍼드대, 도쿄대 등 10명 미만인 세계수준의 대학들과는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둘째, 교수 확보율은 어떠한가. 올해 우리나라 국립대학 교수 확보율은 76.1%로 법정 정원 2만 1700여 명보다 5000여 명이나 부족하다. 대부분의 국립대학들은 교수 증원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나 정부에서는 학생 수 감소를 빌미삼아 구조조정으로 역행하고 있다. 대학 특성화 및 각종 국책사업이나 산학협력 사업의 지속성과 다양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교수가 필요한 실정이다.

셋째, 열악한 대학 재정은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나라 고등교육 예산은 총예산의 0.6%에 불과하다. 이것은 OECD 30개국의 평균인 1.1%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대학재정 지원사업은 대폭 삭감되었다. 삭감된 예산의 대부분은 누리사업 등 지방대학 대상 지원사업으로 대학 경쟁력 향상과 직결되는 예산이다.

대학 경쟁력의 핵심은 재정 확충

대학 경쟁력의 향상과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은 대학에 대한 안정적인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 대학도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산학일체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발전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 명문대학들이 외부로부터의 발전기금 조성을 통해 상당부분의 재정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대학 경쟁력의 핵심은 교육과 연구이며, 교수의 연구역량과 대학의 재정확충은 대학 경쟁력의 양 날개이다. 이를 위한 우수한 교수 확보, 연구시설 확충, 연구비 및 장학금 확대, 복지개선 등 대학발전의 요체는 결국 재정문제로 귀결된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의 경쟁력 수준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 걸맞은 세계수준의 대학으로 발전해야 한다. 특히 지역 거점국립대학들도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서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대학재정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다.

 
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경일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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