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52)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52)
  • 경남일보
  • 승인 2015.07.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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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최근 경남문단의 동향(2)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52)
<112>최근 경남문단의 동향(2)
 
메르스 파동으로 지난 5월에 개최될 예정이었던 17회 박재삼문학제가 2개월을 넘겨 지난 7월 10~11일 양일간 사천시 삼천포에 있는 박재삼문학관에서 열렸다. 전국초중고 백일장, 청소년문학상 결선 백일장, 일반인 백일장 순으로 진행되고 이어 시상식이 있었다. 제3회 박재삼문학상에는 서울의 이문재 시인이 선정되어 수상했다.

7월 11일 예보에 없던 비가 내려 오후 2시에 시작되는 시상식이 마당에서 문학관 2층으로 갑자기 옮기는 바람에 약간의 혼란이 있었던 것 외는 비교적 순조로이 식이 진행되었다. 송도근 사천시장, 여상규 국회의원을 비롯한 기관장들의 참석 아래 기념사업회장(김진환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는데 김회장은 앞으로 보다 알찬 대회가 되도록 노력해 가겠다고 말하고 관계 요로의 협조와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했다.송도근 시장은 이 문학제가 보다 확고히 자리잡히도록 그 여건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서 지역의 문화예술계 전반이 힘을 합쳐 선진 사천 창조에 일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필자는 박재삼문학제 심사위원장의 심사평을 했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시집은 이문재의 ‘지금 여기가 맨 앞’ 등 10권의 시집이었습니다. 3사람 심사위원들이 맨 먼저 이 시집에 공감하고 여타 시집을 검토했는데 다들 수상시집으로 올려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여러 조건들을 감안하고 앞에 수상한 시인들과의 격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그런 데다 시집 안에 들어 있는 시 ‘사막’과 ‘오래된 기도’에 주목했다는 것, 특히 ‘사막’은 사막에는 모래보다도 모래와 모래의 사이가 더 많다고 표현한 것에 주목했고 그 사이라는 것은 오늘 세계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관계 내지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는 사상이 깃들여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시인은 이 작품으로 가치로운 사회, 사랑의 미학으로까지 세계나 비전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눈에 특히 띄었다는 것을 밝히는 바입니다.”

심사평을 다음에 수상자 소감 발표가 이어졌다. 이문재 시인은 “수상 소감을 말하는 것인 시를 쓰는 것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강희근 선생님이 평을 하신 ‘사막’을 읽는 것으로 소감을 대신하겠습니다.”하고는 시를 읽었다. “사막에/ 모래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모래와 모래 사이다// 사막에는/ 모래보다/ 모래와 모래 사이가 더 많다// 모래와 모래 사이에/ 사이가 더 많아서/ 모래는 사막에 사는 것이다// 오래 된 일이다”

시상식을 마치고 환담하는 자리에서 우연히 요즘 우리 문단의 표절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일치된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즉 오늘의 표절 문제는 궁극적으로는 창작 교육이 잘못된 데서 오는 현상이라는 점이 그것이다. 예술고교나 대학의 문창과 등에서 행하고 있는 교육이 한건주의나 데뷔 중심의 한탕주의가 그 병폐의 뿌리라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필자가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는 ‘문학표절문제연구소’에서의 마무리 방안과 관련이 되는 문제도 그 이른바 창작교육의 졸속적인 데에 있다. 어떻게 공동의 주제로 함께 할 것인가가 문제가 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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