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가보자·끝] 창녕 우포늪
[우리동네 가보자·끝] 창녕 우포늪
  • 이은수
  • 승인 2015.07.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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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 가득한 원시의 늪
 
마름과 자라풀, 생이가래 등 대표적인 여름 수생식물이 늪을 덮으면서 우포늪이 초록빛 장관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교과서는 물론 현대한국인물사에도 수록된 ‘우포늪지킴이’ 주영학씨가 ‘이마배’로 우포를 찾은 학생 가족들을 안내하고 있다.


물도 아니고 뭍도 아닌 원시의 늪은 온갖 새들이 깃들며 어머니 품처럼 그 안에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광활한 늪지에는 수많은 물풀들이 머리를 내밀며 부들, 창포, 갈대, 줄,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등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특히 물풀의 왕으로 국내식물 중 잎이 가장 큰 가시연꽃은 우포늪을 더욱 신비롭게 한다. 개발이란 미명아래 국내 많은 늪이 사라지고 이제 늪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곳은 우포늪 뿐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요즘은 방학을 맞아 서늘한 습지여행을 즐기는 학생들의 탐방이 줄을 잇고 있다./편집자 주



◇‘초록빛 융단’을 깔아 놓은 습지=태풍 낭카가 한반도를 비켜간 뒤 우포늪을 찾았다. 장마로 물이 불어난 우포에 키보다 훨씬 많이 자란 식물들이 지천에 깔렸고, 태풍이 언제 지나갔느냐는 듯 호랑나비가 뛰노는 습지에는 햇볕이 쨍쨍 내리 쬔다. 부자(父子)가, 연인(戀人)들이 다정하게 자전거를 타는 풍경을 따라 ‘초록빛 융단’을 깔아 놓은 습지안으로 쏙 들어갔더니 아름드리 왕버드나무가 두팔을 크게 펴고 맞아준다. 가지 하나 하나가 10여년 된 나무보다 더 굵고 단단하다. 너른 왕버들에 안겨 여름 수생식물로 초록빛 장관을 이루고 있는 우포를 배경으로 연인끼리 셀카를 찍으며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있다. 우포늪을 관찰하고 책까지 펴낸 최종수(경남도청 공무원) 생태사진작가는 “뙤약볕 아래와 달리 우포 습지주변은 풍부한 수량으로 기온이 바깥보다 2도 가량 낮아 버드나무 그늘 아래서 대자연을 감상하기에 더 없이 좋다”며 “요즘은 방학을 맞아 서늘한 습지여행을 즐기는 학생들의 탐방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초등학교에서 온 학생들이 지역단체인 (사)푸른우포사람들의 안내로 우포늪 일대에서생태체험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나룻배를 타고 우포늪과 하나가 된 아이들은 우포늪 길을 걸으면서 다양한 생물들을 보고, 만지고, 느낀다. 이름을 몰랐던 수생생물들에 대해 알고 그룹별로 풀어가는 미션해결을 통해 자연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옷자락이 젖을까봐 조심스러웠던 아이들은 어느새 온 몸으로 우포를 느끼고 있었다. 손꼽아 기다려 왔던 여름 방학, 체험학습을 즐기는 아이들의 깔깔 거리는 웃음소리, 첨벙거리는 물소리, 끊이지 않는 매미소리가 자연스런 일상으로 다가오는 하루다. 학생들은 “직접 이마배를 타고 우포를 탐사하니 너무 좋아요. 처음에는 우포에 들어가기를 꺼려 했지만, 나중에는나오기가 싫었어요. 너무 재미있어요.”하며 입을 모았다. 문득 ‘우포지킴이’ 주영학씨 안부가 궁금해졌다. 2년여 전에 그는 이마배로 목포의 가을을 선사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거대한 자연과 사람들=늪배를 타고 미끄러지듯 우포에 빠져 들었다. 사방에 똑같은 경치가 하나도 없이 것이 시시각각 변하는 거대한 풍경화를 보는 듯한 느낌. 온 몸에 전해지는 물가의 그 시원한 전율은 이루 형언하기 어렵고, 뭍에서 멀어질 수록 우포만 보이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우포에 오면 근심이 사라진다’는 말도 떠올랐다.

왕버들 군락이 장관인 목포는 단골 영화 촬영지로 나룻배를 탄 연인이 수생 식물로 뒤덮인 수면을 헤치고 왕버들 군락사이를 미끄러져 가는 명장면을 연출한다. 제방입구에서 동료 대신 초소를 지키고 있는 주영학씨를 만났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허리가 꼿꼿한 그는 이날도 창녕군 홍보영상 촬영자와 만나 일정을 논의하는 등 여전히 분주했다. 몇일 전에는 영국 BBC까지 출연했다. 리포터 ‘케롤 클라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전용 오토바이에 걸렸다. 교과서에도 나올 정도로 이미 유명인사가 됐지만, 만면에 웃음을 짓고 풍개(늦자두)를 듬뿍 나눠주는 후박한 인심은 한결같아, 천상 ‘우포’를 닮았다.

우포늪은 창원 동읍 주남저수지와 함께 멸종위기종 Ⅱ급 식물인 가시연이 대규모로 자생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가시연꽃이 사라져 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그는 장제 쪽에 가시연을 심었더니 잘자라고 있다며 감격했다. 새박사 윤무부 박사와 곧잘 연락하는데, ‘흰눈섭황금새’ 얘기가 나와 지저귀는 소리와 새끼에게먹이를 주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고 들려줬다.

◇자연 그대로의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방대한 내륙습지다. 우리나라는 자연호수나 늪이 아주 적기 때문에 우포늪과 같이 이런 방대한 면적을 가진 습지는 생태적으로 중요하고, 또 수심이 얕고 계절적으로 특히 여름에 홍수로 인해 많은 물들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땅과 물이 접하는 면적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을 할 수 있어서 생물다양성이 아주 높다. 국내 최대 자연늪으로 학습효과가 최고 일 수 밖에 없다.

7∼8월의 우포늪은 뭇 생명체들이 왕성한 생명 현상을 보이는 때이다. 내버들, 왕버들이 싱그러운 군락을 형성하고 모든 수생식물, 주변 식물들이 번식을 앞두고 개화한다. 개구리밥, 매자기, 생이가래, 가시연꽃, 자라풀 등이 번식을 위해 따뜻한 햇살 속에 세력 확장이 한창이다. 조류들도 백로류들의 먹이 사냥이 한창이며 쇠물닭, 논병아리, 물닭들이 새끼를 몰고 다니는 모습들이 귀엽다. 잠시 쉬었다 가는 나그네새인 청다리도요, 학도요, 민물도요 등 나그네새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호랑나비,제비나비,암끝검은표법나비,꼬리명주나비,장수풍뎅이,사슴벌레 등 매우 귀한 곤충들이 한 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늪으로 녹색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수초로 뒤 덮혀 있는 우포. “하늘에는 천지, 땅에는우포”라고 할 정도로 우포늪은 자연 그대로의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우포에 가려면∼

우포늪을 찾아 갈려면 중부내륙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에서 창녕IC에서 내려 약 50M정도 내려와 사거리에서 좌회전 하여 창녕읍 방향으로 가면 이방면 쪽의 우포늪과 목포늪,사지포 등을 둘러 볼수 있다.구마고속도로를 달려 창녕IC를 빠져나 좌회전하여 창녕읍을 지나 이방면으로 가서 우포늪과 목포늪을 둘러보고 (사)푸른우포사람들 생태학습관(055-532-8989)에서 자연학습을 할수 있다. 구마고속도로 창녕 나들목에서 나와 우회전하여 우포늪 이정표를 따라 약 5.8㎞ 지점 우포생태학습원(055-532-7856)에서는 다양한 우포늪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생태학습과 체험 학습도 할 수 있다. 또, 창녕 화왕산 자락에 자리한 부곡온천은 우포늪에서 약 20분 거리에 있으며 가족과 함께 온천욕을 즐기수 있는 대표적인 온천 관광지로 명성이 높다.

우포늪은?

창녕군 유어면 대대리,세진리 일원 127만8285㎡의 면적의 우포늪과 이방면 안리 53만284㎡, 의 면적을 갖고있는 사지포늪는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 일원으로 36만4731㎡의 면적의 목포늪 이방면 옥천리 일원의 13만9626㎡의 면적인 쪽지벌 모두 4개의 늪으로 약 70여 만평의 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내륙습지이다. 우포늪은 창녕군 이방면과 대합면 등에서 낙동강으로 유입되던 소하천이 폭이 좁아지면서 형성되었으며 가로 약 2.5Km, 세로 약 1.6Km정도이며 위치는 동경 128°25‘, 북위 35°33’이고 면적은 170ha에 이른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국내 최대 자연사 박물관 우포늪.
방학을 맞아 우포를 찾은 학생들이 ‘우포지킴이’ 주영학 할아버지의 안내로 습지를 관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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