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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54)<114>최근 경남문단의 동향(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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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09  20: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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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의 ‘명사 초대 애송시 낭송회’에서 특별 초대로 출연한 경북 구미 김차경의 시 퍼포먼스 ‘대한국인 안중근, 그 못다한 이야기’가 1인무대지만 무대를 가득히 채웠다. 김차경의 무대는 시, 음악,무용, 극적인 대사 등이 종합적으로 참여하는 낭송을 위한 표현예술이 되었다. 김차경의 성악과 무용의 기능이 낭송의 흐름을 타는 것이어서 최근 다른 데서 본 시낭송을 위한 표현적 무대와는 다른 측면이 있었다. 그만큼 차별성이 있는 무대였다.

영상으로는 안중근의 일대 생애를 그리고 소리로는 안중근 의사의 ‘장부가’, ‘최후의 유언’과 ‘동포에게 고함’이 흐르고, 그리고 감옥에 있는 아들에게 보내는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가 오버랩 되었다. 편지는 합천 여름밤을 조국애로 불타게 했다.

“네가 만일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 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어머니는 현세에서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는 참으로 당당했다. 이 나라 탄생 이후 아녀자로서 이런 당당함이 또 있었을까, 생각하면서 합천의 저녁달도 나라 잃은 조선의 통한을 빛으로 울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진주의 논개가 있어 조선이 살고, 안의사의 어머니가 있어 조선이 비로소 나라이고, 김구선생의 어머니가 있어 산천은 만고에 거룩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차경의 이 낭송을 위한 극적 구성물은 이 대목에서 이미 성공했다.

그의 통한의 노래, 통한의 낭송, 애절한 국운에 대한 춤사위는 합천의 저녁을 한없이 부드러이 스며들어갔다. 필자는 그 공연 다음에 올라가 시에 대한 특강을 했으므로 마땅히 김차경의 ‘안의사와 어머니의 편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필자는 안의사의 어머니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김구 선생의 어머니가 떠오른다고 했다. 김구 선생 어머니의 회갑을 맞아 독립군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축하금으로 드렸더니 어머니는 그 돈을 고스란히 봉투에 넣어 되돌려 주었다. 그때 되돌려준 말이 떠오른다고 했다.“이 독립을 위해 항전하고 있는 이때 회갑이나 찾아먹고 있을 수는 없어 이돈을 되돌려 드립니다. 하니 이돈으로 ‘육칠포’나 한 자루 사십시오.그 총으로 힘을 보태 간악한 왜놈들을 쳐부수어 주십시오.”했다는 이야기를 들려 준 것이다.

김차경 인사말에서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1932년 중한항일의용군을 결성하여 조소앙, 지청천, 김구와 함께 연합임시정부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하신 분입니다. 1940년 일본군에 체포되어 순국을 하셨습니다.” 하면서 이 공연이 광복 70주년의 의미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의 공연의 극적인 구성과 표현이 감동을 주었고 그에 곁들여 애국하는 마음을 이 시기에 심어준 것도 가상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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