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51> 강원 강릉 이야기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51> 강원 강릉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8.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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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바다, 커피향이 어우러진 강릉
▲ 강릉단오문화관

 

태백산맥 동쪽 급경사 산간지대부터 동해안까지 이르는 곳에 위치한 강릉은 대체로 험준한 산지와 완만한 산록 그리고 좁은 해안평야로 나눌 수 있다. 이런 지형덕분에 짧고 급하게 흐르는 연곡천 남대천 등이 동해로 흘러들면서 작은 충적평야를 형성하여 농경지로 이용된다. 여러 하천을 통해 운반된 화강암질의 모래는 해안에서 사주 사취 등을 만들어 경포호 같은 아름다운 석호를 만들었다.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경포호반 위의 경포대를 관동팔경 중 으뜸이라고 노래했다. 고려 말 충숙왕 때 박숙에 의해 창건 된 누정건물 경포대에 달빛이 쏟아지면 하늘, 바다, 호수, 술잔 그리고 임의 눈동자에서 다섯 개의 달을 볼 수 있는 동해안 제일의 달맞이 명소라고 했다.

강릉은 이율곡 같은 위대한 인물도 많이 난 고장인데 우리가 사는 곳에서 먼 곳이라 자주 가기는 어려워, 그동안 여러 차례 다녀온 기억을 정리하여 강릉 이야기를 꾸며보았다.
 

▲ 강릉단오제

 

강릉을 가려면 포항으로 가서 7번 국도를 이용하거나 중부내륙고속도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대중이지만, 강릉의 관문인 대관령을 보기 위하여 평창의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을 먼저 찾았다. 구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 건물을 2005년 11월에 개축하여 풍력발전의 역사와 원리, 우리나라 에너지 현황과 신재생에너지, 국내 최대 규모의 대관령 풍력발전 단지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전시관에서 에너지에 대한 학습의 효과도 노릴 수 있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양떼목장과 백두대간을 체험할 수 있고 대관령옛길의 출발점이 될 수 있어 의미가 있다.

대관령은 동쪽 경사면의 도로가 아흔아홉 구비로 예로부터 고개가 험해서 오르내릴 때 대굴대굴 구르는 고개라는 뜻의 대굴령에서 음을 빌려 대관령이 되었다고 전한다. 대관령옛길 7㎞ 구간은 강릉 바우길 2코스의 일부라 바우길 표식을 보고 대관령휴게소∼국사성황당∼반정∼옛 주막터∼어흘리∼보광리로 이어지는 14㎞가 정식 코스지만, 어흘리에서 대관령박물관으로 빠지는 길을 택하면 길이가 11㎞로 줄어든다.

 

▲ 경포대


옛길의 원울이재를 넘어 다음 목적지인 대관령박물관에 도착했다. 대관령 박물관은 고미술 수집가인 홍귀숙이 평생 동안 모은 유물을 기초로 1993년 설립한 박물관이다. 주변의 천연림과 어울려 한 폭의 산수화 같아 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은 전통적 사방을 상징하는 좌청룡 우백호 북현무 남주작의 4개 전시실, 토기실 및 민속품이 전시된 우리방의 2개 전시실을 포함한 총 6개의 전시공간에 방마다 특정적인 장식과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생을 바쳐 수집한 훌륭한 문화재로 가득한 사립박물관을 나서며 강릉의 향토음식인 초당두부를 만날 생각으로 김우정짬뽕순두부집을 찾았다. 천일염이 생산되지 않는 강릉에서 만드는 초당두부는 깨끗한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만든 두부다. 매콤한 순두부가 부드럽게 입맛을 달구니 딱 내 입맛에 맞다. 면을 넣지 않은 짬뽕순두부라 밥과 함께 먹으면서 묘하게 중독성을 가져올 만큼 고소하여, 한입 먹고 또 한입 먹으며 강릉의 명품 음식 하나로 낙점하였다.

 

▲ 대관령박물관


초당두부로 점심을 먹고, 강릉단오문화관을 찾았다. 대지 6,408㎡, 연면적 4,115㎡인 강릉단오문화관은 공연동과 전시동 각각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단오홍보전시관을 비롯해 공연장, 기획전시실, 전통체험상설놀이마당, 단오굿과 무속악, 강릉단오제례의 전승보존이 이루어지는 무속악사 교육실이 있다.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걸작 잠정목록에 선정된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인 강릉단오제를 널리 홍보하기 위해 건립한 건물이다.

다시 시가지에서 조금 벗어나 경복궁 정 동쪽에 있는 바닷가라는 뜻의 정동진을 찾았다. 기차와 해풍에 허리를 구부린 소나무가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니 역 벤치에 앉아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면, 바로 그 순간이 내 삶의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동해 바다의 넉넉함으로 마음의 휴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대관령옛길


정동진을 나와 강릉항을 지나 잠시 안목커피거리를 거닐다가 산토리니를 찾았다. 그냥 카페에 자리 잡고 앉아 음악을 들으며 동해바다를 바라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안목해변 송정해변 경포해변을 걷다가 도로를 건너니 경포호수가 펼쳐진다. 경포호수와 경포대해수욕장은 잔잔한 호수와 푸른 바다, 송림과 깨끗한 모래가 어우러져 빼어난 경치를 선사한다. 강원도 지방유형문화재 제6호인 경포대는 정면 6칸, 측면 5칸, 기둥 32개의 팔각지붕 겹처마기와집의 누대로 오죽헌에 살았던 율곡이 10세 때 지었다는 ‘경포대부(鏡浦臺賦)’를 판각해 걸어놓았다. 경포대에 올라 호수를 내려다보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다가오는 호수의 풍경이 우리를 취하게 만들어 경포대를 벗어나 호숫가를 자전거로 시원하게 달려본다.
 

▲ 커피거리
▲ 허균,허난설헌기념관


경포호수를 돌아 경포대의 반대편에 이르면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기념공원 주변의 아름드리 금강소나무 숲길은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기념관으로 들어서니 조선중기의 개혁적인 사상가이며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과 천재적인 문학가 허난설헌의 사상과 문학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쫄깃쫄깃하여 맛이 넘치는 옹심이와 막국수를 수육과 함께 맛있게 먹으며, 발길 닿는 곳마다 추억이 된 강릉에서의 하루가 저무는 것을 아쉬워했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 모래시계

 

▲ 정동진역

 

강릉맛길



 
▲ 김우정짬뽕순두부
▲ 민속옹심이 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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