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홑몸'과 '홀몸'(=독신<단신)
◈말숲산책-'홑몸'과 '홀몸'(=독신<단신)
  • 허훈
  • 승인 2015.08.2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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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홑몸'과 '홀몸'(=독신<단신)

흔히 임신한 사람을 보고 ‘홀몸도 아니면서….’란 표현을 한다. 그런데 어쩌나, 이 말은 틀렸다.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은 ‘홑몸’이다. 따라서 아이를 밴 몸은 ‘홑몸이 아니다’라고 표현해야 맞다. 이처럼 ‘홑몸’과 ‘홀몸’을 잘못 혼용하여 쓰는 일이 적지 않다. ‘홑몸’은 ‘딸린 사람이 없는 혼자의 몸,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 등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그는 교통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홑몸이 되었다./(임신부들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홑몸이 아니니 조심해라란 말을 종종 듣는다.’ 등과 같이 쓰인다.

‘홀몸’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사고로 아내를 잃고 홀몸이 되었다./내가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는 홀몸이니까….’ 등과 같이 쓰인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홑몸’과 ‘홀몸’이 문장을 서술하는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그는 전쟁으로 모든 가족을 잃고 (홑몸/홀몸)이 되었다.’ 이 문장에서 내가 부양해야할 딸린 사람으로 본다면 ‘홑몸’, 배우자와 형제가 없는 사람을 뜻한다면 ‘홀몸’으로 쓸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도하는 내용에 따라 ‘홑몸’ 또는 ‘홀몸’이 된다.

그렇다면 ‘홑몸과 홀몸’, ‘독신(獨身)과 단신(單身)’의 관계를 살펴보자.(×는 없음을 의미) ‘홑몸’은 딸린 사람(×), 아이(×), ‘홀몸’은 배우자(×), 형제(×), ‘독신’은 형제자매(×), 배우자(×), ‘단신’은 홀몸, 혼자의 몸을 의미한다. 따라서 ‘홀몸’과 ‘독신’은 동일한 말로 간주할 수 있고, ‘독신’보다 ‘단신’이 더 넓은 의미를 지닌다(‘홀몸=독신<단신’). 정리하면, 임신과 부양관계와 관련된 말은 ‘홑몸’이고,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은 ‘홀몸(=독신)’이다. 인구가 국가 경쟁력인 시대에 우리 주변에 ‘홑몸이 아닌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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