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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산 채로 잡아 통째로
허훈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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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03  20: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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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산 채로 잡아 통째로

살아 있는 물고기는 싱싱하다. 싱싱하니 맛이 좋고 또 위생적이다. ‘현지 직송 활어 취급’ 간판 상호가 발길을 붙잡는 이유도 ‘맛과 위생’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활어(活魚)를 취급하는 곳에는 꼭 수족관을 갖춘다. 물고기를 산 채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음을 나타내는 말’로 ‘채’가 있다. ‘채’는 ‘-은/는 채로’, ‘-은/는 채’ 구성으로 ‘노루를 산 채로 잡다./옷을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간다./벽에 기대앉은 채로 잠이 들었다.’와 같이 쓴다.

그런데 ‘채’로 써야 할 자리에 ‘째’로 표기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채’와 ‘-째’는 그 뜻이 다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의 의미를 나타내고, ‘-째’는 ‘그대로’, 또는 ‘전부’의 뜻을 더하는 말이다. 또 ‘채’는 의존명사로 띄어 써야 하고, ‘-째’는 일부 명사 뒤에 붙는 접사다. 즉 앞말에 붙여 써야 한다. 뜻과 띄어쓰기에서 엄연히 구별되는 말이다. ‘-째’는 ‘그릇째/뿌리째/껍질째/통째/밭째’와 같이 쓴다.

노루를 산 째로 잡을 수도 없거니와 나무를 뿌리채 뽑을 수도 없다. 또 노루를 산째로 살릴 수도 없거니와 나무를 뿌리 채 살릴 수도 없다. ‘채’와 ‘-째’의 뜻과 띄어쓰기 원칙에 따른다면 말이다. ‘노루를 산 채로 잡고, 나무를 뿌리째 뽑다’로 해야 바른 표현이다. ‘산 물고기’를 다루는 어부나 낚시꾼은 횟집 활어 수족관 생선보다 더 싱싱한 회를 맛본다. 이들처럼 생선을 산 채로 잡아 통째로 (소금을 뿌려 굽거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호사가 있을까 싶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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