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 인문사회계 학문후속세대를 기다리며
[아침논단] 인문사회계 학문후속세대를 기다리며
  • 경남일보
  • 승인 2015.09.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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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기 (경상대학교 총장)
2학기를 개강한 9월 2일 경상대에서는 매우 뜻 깊은 장학금 전달식이 열렸다. 인문사회계로 진학한 우수 학생들이 학비 부담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앞으로 인문사회 분야의 석사ㆍ박사급 국가적 핵심리더로 양성하는 ‘인문100년장학금’의 전달식이 그것이다. 교육부가 지원하는 이 장학금은 인문사회 분야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장차 대학원에서 석사ㆍ박사 학위를 받을 때까지 연계하여 지원하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이다. 경상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32명에게 등록금 전액과 매월 학업장려비 50만 원을 지급했다.

마침 진주 지역에서도 4명이 이 장학금을 받았다. 고등학생들은 대학은 물론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칠 때까지 개인당 1억 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원받는다. 인문학 분야 발전을 위해서는 중고등학생, 대학생 등 학문후속세대를 제대로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말에는 또 한 가지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경남서부지역 유일의 케이블 방송국인 서경방송이 인문학 진흥과 지역 인문학 발전을 위하여 경상대와 협약을 체결하고 인문학 발전에 필요한 발전기금 5000만 원을 기탁한 것이다. 경상대와 서경방송은 앞으로 1년 동안 인문학 연구의 활성화와 진흥에 기여하고 지역민들에게 수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일은 인문학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지원 의지를 가진 서경방송 윤철지 회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다.

경상대는 기초학문 보호와 인문학 진흥을 위하여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발전기금재단 연구 지원사업에서 인문사회계를 우대하고, 대학특성화 사업 재원으로 운영하는 GNU 파이오니아 특성화 사업에서는 인문학 분야 2개 사업단, 나머지 자연과학ㆍ사회과학ㆍ융복합 분야 각각 1개 사업단을 선정했다. 출판부는 2014년부터 ‘경남을 스토리텔링하라’라는 주제로 우수저작물 공모사업을 진행하여, 올해 첫 결과물로 ‘조선 선비들의 답사일번지’를 펴내 인문학을 기초로 한 문화유적지의 답사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상대는 ‘지역민과 함께하는 GNU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경상대 인문대학과 인문학연구소는 지난 수년 동안 교육부의 시민인문강좌사업 등에 선정되어 ‘찾아가는 인문학 강좌’를 열어 왔다. 지역의 초중고등학교ㆍ공군교육사령부 등 여러 기관을 찾아가 인문학 강좌를 열어 인문학의 효용성(상상력ㆍ창의력)과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확실하게 정착시켜 온 것이다. 이제 이러한 일을 경상대와 서경방송이 더 강화해 나가면서, 한편으로는 앞으로 이 일을 맡게 될 학문후속세대를 지역의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키워나가게 되는 것이다.

일부 대학에서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는 취업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인문학 관련 학과를 없애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인문학의 근본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생각하는 힘은 곧 창의성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덕목은 창의성이며, 창의성은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사람에게서 더 잘 발휘될 수 있다. 인문학적 기초 위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문화발전과 보호학문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인문학과 기초학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인문학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는 것은 그 출발점이며 경남을 대표하는 국립대학교인 경상대학교가 야심차게 이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지원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권순기 (경상대학교 총장) 아침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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