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희망의 집 꼬마들에게!
진해 희망의 집 꼬마들에게!
  • 경남일보
  • 승인 2015.09.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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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천 (진해경찰서 경무계장 )
백승천
며칠 전 명절도 맞고 해서 경찰서 아저씨들이 너희를 만나러 갔었지.

먼발치서부터 들려오는 너희들의 활기찬 웃음과 고함소리가 귓전을 때리며 반겨주더구나, 왠지 아저씨 기분도 시원해지더라.

놀이시간인지 놀이터에서 마냥 깔깔대며 뛰노는 모습을 잠시 보고 있으려니 좌충우돌 뛰어 다니는 게 꼭 통통 튀는 탁구공 같았어.

그때 너흴 처음 본 느낌은 뭐랄까? 음…. ‘처음 보면 볼품없는 작은 돌에 지나지 않지만 갈고닦으면 그 속에서 빛나는 영롱한 보석’ 맞아, 영락없이 너희를 일컫는 말이었어.

그래, 너희들 나중에 어떤 보석이 될지 누가 알겠니? 문득 ‘이 녀석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더구나.

‘인간은 우주에 던져진 고아’라는 말도 있는데 너희의 그 눈동자는 되레 우주를 삼킬 기세였지. 어쩌면 신이 인간을 공평하게 만들었다는 걸 벌써 알아차린 건지 참 행복해 보이더라. 그날….

아저씨는 나쁜 선입견이 있었나봐. 어린 나이에 저마다 하나씩의 사연은 지니고 있으리라 지레 짐작했건만 그런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거든.

행여나 아픈 상처가 있다면 거기서 머물지 말고 빨리 벗어나는 지혜로운 어린이가 되길 바라. 신발이 없다고 원망했는데 거리에서 다리가 불편한 사람을 만나면 어떻겠니?

‘닉 부이치치’라는 사람, 아니 양 팔도 없고 제대로 된 다리도 없어.

하지만 그는 자신이 가진 장점을 발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 그래서 지금은 세계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사람이 되었단다.

아저씨가 한 발 먼저 살면서 겪어보니 행복은 결국 풍요로운 환경이 아니라 풍요로운 마음에서 나오더구나.

너희들 덕분에 나도 주변을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단다, 그런 여유를 갖게 해줘서 고마워.

깊게 떨어진 탁구공이 높이 튀어 오르는 것 맞지? 그래, 역시 세상은 뿌린 만큼 거두는 거야. 그래서 공평한 거겠지. 부디 세월이 흐르더라도 그 행복한 미소 변치 않도록 아저씨도 기도할게.

너희들의 해맑은 눈망울이 아른거린다야. 얘들아, 사랑해!
백승천 (진해경찰서 경무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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