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여여(如如)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여여(如如)
  • 경남일보
  • 승인 2015.09.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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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여여(如如)

배추씨나 뿌리고 돌아오는 길

저 무수한 삶의 활구(活句)들 육신을 헤아린다

진작 너희별에 내가 잠시 머물렀구나

오늘 밤,

화성은 서쪽으로 흐르고 미성이 중천에 뜨겠다.

-박윤우(시인)



불교에서 사용하는 인사말의 여여(如如)는 그 어원이 산스크리트어인 타타타(tathata)다. ‘그래 그거야’, 의역하면 ‘있는 그대로’라는 뜻으로 우주 삼라만상 모든 사물이 있는 그대로 변함없이 같다는 말이다. 화성과 미성이라면 24절기 중 입추에 뜨는 별 아니던가. 분분했던 또 하나의 계절을 접으며 일찌감치 겨울 채비에 나서 배추씨나 뿌리고 돌아온다는 시인의 저 유유자적함. 와중, 어느 것 하나라도 제 본분을 놓치지 않는 자연의 삶을 바라보며 ‘사는 게 뭔가’ 자신을 되짚는다. 여래와 같은 맘을 내비치고 마는데, 처서도 백로도 지나고 곧 추분이다. 배추씨 심긴 그의 밭고랑이 궁금해지는 날이다. 김국환이 불렀던 ‘타타타’ 노랫말이 귓가를 맴도는 그런 날이다. 사는 자체가 덤이라는…. / 천융희·《시와경계》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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