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대북확성기 방송과 심리전
[경일포럼] 대북확성기 방송과 심리전
  • 경남일보
  • 승인 2015.09.1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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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완 (칼럼니스트)
지난 8월4일 북한 목함지뢰 사건으로 10일 대북 확성기 방송의 재개, 20일 남북 포격충돌, 21일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 등 남북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북한은 20일 48시간 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격파사격할 것이라 발표했고, 박 대통령은 21일 제3야전군사령부를 전격 방문 “북한의 어떤 추가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국방부장관은 북한이 도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일부 국민들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 혹독한 대가냐고 불만스러워했다. 그러나 북한은 회담 중 대북 확성기 방송을 ‘체제전복의 수단’으로 인식해 이를 최우선적으로 중단시키려 했다. 8월25일 새벽 0시55분 남북고위급회담이 6개항에 합의함으로써 그날 정오에 대북 확성기 방송은 중단됐다.

북한은 왜 최우선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려 했을까? ‘김정은 체제의 진실, 북한 내부사정, 고위층의 부패상, 대한민국 자유민주체제의 우월성,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의 발전상, 특히 북한군 또래 한국가수들의 대중가요’ 등을 최전방 북한군에게 들려줌으로써 그들은 북한군의 동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63년 5월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으로 ’67년에는 남북이 상호 확성기 방송과 전단작전을 실시함으로써 ’70년대에는 상호 비방전이 극에 달했다. ’72년 7·4 남북공동성명으로 중단됐으나, 북한이 ’80년 9월4일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자 우리도 동년 9월8일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으나 북한에 압도(’80~’87)당했다. 그러나 우리는 88올림픽을 계기로 심리전 능력을 대폭 증강해 비대칭무기화에 성공했던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항상 ‘화전양면(和戰兩面)전술’을 구사해 왔다. 북한이 언제 대남확성기 방송능력을 증강해 또 기습방송을 할지 모른다. 따라서 우리가 북한에 대해 심리전을 비대칭전력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먼저 대북심리전 수단(확성기·전단 등)에 조직과 예산을 추가 투입해 북한의 급변상황 발생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심리전 능력을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

다음은 심리전 매체 중 사이버분야에 대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북한은 인터넷을 전국 인터라넷망으로 통제해 접근이 불가능하고 매년 100명 규모의 사이버전문 인력양성으로 현재 3000명 이상이 우리사회 인터넷과 휴대폰 등을 자기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사이버(심리)전 등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국력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사이버(심리)전을 무력화(無力化)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북 고위당국자 합의문 3항은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로 돼 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사태’를 범정부적으로 구체화해 대비하고 북측에도 이를 통보하는 등 선조치가 필요하다.

미국 심리전의 대가 라인버거(Linebarger)는 광의의 심리전을 “정치적·군사적인 모든 조치와 전쟁수행을 위한 노력을 촉진하기 위해 심리학이라는 과학을 이용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번 북한의 전쟁도발 위협에도 국민들은 동요하지 않는 등 정말 위대했다. 따라서 심리전의 수단·방법의 최신화, 사이버심리전 능력강화, 비정상적 사태의 구체화를 정비해 국민들이 군을 신뢰할 수 있도록 대북심리전 수행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강태완 (칼럼니스트) 경일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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