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시절음식과 추석명절
[농업이야기] 시절음식과 추석명절
  • 경남일보
  • 승인 2015.09.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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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숙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생활환경담당)
우리나라는 농경민족으로 자연을 숭상하여 때와 절기에 맞추어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하늘과 조상께 감사드리는 예를 올리고 이웃과 서로 나누어 먹음으로써 영양을 보충하고 협동단결을 유지하였으며 이때 먹는 음식을 시절음식(時節飮食)이라 했다.

절식(節食)이란 다달이 있는 절기와 명절에 차려먹는 음식이고 시식(時食)은 계절에 따라 제철식품으로 만들어 먹는 음식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절식과 시식문화는 농경의례와 민간신앙·보신(補身)·계절의 산물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약식동원(藥食同源)과 식즉약(食卽藥)의 사상이 배어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농경문화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만큼 계절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농사일이 한창 바쁜 여름철에는 명절이 적고 수확을 하고 난 뒤에는 명절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문헌에서 명절의 유래를 찾아보면 그 시작은 고대의 제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대를 거듭하면서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으로 팔관회가 고려 9대명절의 하나가 되기도 했으며 조선시대에는 역사적으로 내려오던 명절풍속과 음식이 정비되어 가장 오래된 책으로 알려진 ‘경도잡지’에 의하면 이미 18세기경에 오늘날과 같은 명절음식이 정착됐다고 한다.

대표적인 명절은 설날과 한식, 단오, 추석으로 우리민족의 4대 명절로 꼽는다.

이제 얼마 있지 않아 우리민족의 명절 ‘추석’이 다가온다. 중추절, 한가위라고도 하는데 이 무렵에는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햇곡식과 햇과일이 풍족해 인심도 후하고 넉넉지 못한 서민들도 이때만큼은 음식을 장만하여 이웃과 함께 즐겼던 가장 넉넉한 명절이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삼국사기에는 추석의 유래는 신라 유리왕 때, 도읍 안의 여자들을 두 패로 나누어 7월 보름부터 8월 보름까지 한 달 동안 길쌈을 하여 추석날 그 성과를 심사하여 진편이 이긴 편에게 음식을 장만해 대접했던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추석음식은 특별하게 정하였다기보다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으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했다.

덧붙여 우리조상들이 즐겼던 대표적인 추석놀이를 보면 팔월 한가위 놀이로 으뜸가는 놀이로서 가족간, 친지간, 친구간의 유대를 돈독히 하는 강강술래를 비롯해서 소놀이, 기싸움, 거북놀이, 고싸움, 윷놀이, 줄다리기, 말놀이, 풍물놀이, 원놀이, 가마싸움 등이 있다. 추석명절의 대표적인 시절음식은 송편과 토란국, 갈비찜, 닭찜, 나박김치, 삼색나물, 배숙, 율란, 조란, 밤초, 대추초, 햇과일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요즘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젊은 세대들은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아 전통적인 방법대로 고수하기는 힘들겠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말처럼 돌아오는 추석명절에는 우리 전통의 맛이 살아있는 시절식을 맛보며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한가위 놀이로 정도 나누고 추석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고희숙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생활환경담당)

 
고희숙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생활환경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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