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어처구니 (마경덕 시인)
나무와 돌이 한 몸이 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
근본이 다르고
핏줄도 다른데 눈 맞추고
살을 섞는다는 것
아무래도 어처구니없는 일
한곳에 붙어살며 귀가 트였는지,
벽창호 같은 맷돌
어처구니 따라
동그라미를 그리며 순하게 돌아간다
한 줌 저 나무
고집 센 맷돌을 한 손으로 부리다니
참 어처구니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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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처구니는 맷돌의 나무 손잡이다, 저 둔중한 돌덩어리를 돌리며
음식물을 잘게 부수는 그 순기능은 어처구니의 동력전달에서부터 온다,
이질적인 요소들이 관계론 적으로 역할이 분담되어 메타포를 형성하는
그 기능은 조화의 시작이다. 지령은 하부조직의 마음까지 움직여야한다.
저 우둔한 남편마저 그렇지 않는가
어처구니없는 세상이다, 어처구니가 있어야겠다.(주강홍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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