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전통예술축제 맛보기 (2)남해안별신굿
경남전통예술축제 맛보기 (2)남해안별신굿
  • 허평세 기자
  • 승인 2015.09.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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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의식이 마을단위 놀이문화로 확대 전파
 
남해안별신굿


<2>남해안별신굿

남해안별신굿은 거제도를 중심으로 통영시 어촌 일대에서 이루어지는 제의의식으로 축제적 기능, 통합적 기능, 정치적 기능, 예술적 기능 등 고유의 공동체적 신앙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 유래

하늘에 이르는 제의의식은 삼한시대부터 있었다. 제의의식은 유구히 흐르는 역사 속에서 점점 국가적 행사로 규모가 거행되다 언제부턴가 마을 단위의 동제로 분할됐다. 동제의 한 형태로서 2년, 3년, 5년 또는 10년의 터울을 두고 마을에서 행하여져 온 남해안별신굿은 남해안지역은 물론 일부 내륙의 마을에까지 이어져 내려오던 우리 고유의 제의의식이다.

우리나라의 공동체적 신앙의 역사는 부족국가 시대의 다양한 제천의식에서 그 전통을 찾아볼 수 있는데 남해안별신굿도 이러한 전승의 맥락에서 그 연원을 살필 수가 있다. 이러한 제의의식은 모든 의식의 절차와 전승이 진행되면서 그 지역의 놀이와 문화까지 확대, 전파됐고, 이는 영남지역의 예술 발전 및 전승에 큰 축이 되어 왔다.



◇ 특징

남해안별신굿은 경남 거제도를 중심으로 통영시 일대의 어촌,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 갈도, 죽도 등지에서 이루어지는 이 지역 어촌 마을의 공동제의이다. 이 별신굿은 제의를 중심으로 하는 축제적 기능, 통합적 기능, 정치적 기능, 예술적 기능 등 우리 고유의 공동체적 신앙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1987년 7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82-4호로 지정받았다.

남해안별신굿은 세습무들이 주관하는 굿으로 현지에서는 배선굿, 배신굿, 벨손, 또는 위신제, 위만제라고도 하고, 별신굿을 한다는 말을 ‘어정간다’ 또는 ‘신별간다’고도 한다. 굿을 하는 기간은 길게는 7~8일, 짧게는 2일~3일 정도.

굿 순서로는 청신길군악, 들맞이 당산굿, 부정굿, 일월맞이, 골메기굿(벅수,우물), 용왕굿, 선왕굿, 큰굿 12거리 등 용선놀음, 신살풀이, 시석을 끝으로 진행되며, 별신굿이 행하여지는 마을마다 절차가 조금씩 차이난다. 특히 이 별신굿은 세습무의 굿 의식 역할과 함께 무용, 음악, 음식, 연극 등 매우 수준 높은 악극이 구성되어져 있어 문화적 특성의 모태로서 전통이 가장 원형화 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음악적으로 굿의 시작과 끝부분에 신을 청하는 청신악과 신을 보내는 송신악을 대금으로 연주하는 것이 특징 중 하나이다. 그리고 영남의 진정한 음악인 통영 삼현육각 시나위를 유일하게 연주하고 있으며, 영남의 소리와 영남의 독특한 춤사위 등을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남해안별신굿에서는 무녀를 승방 또는 지모라고 부른다. 그리고 승방 중 관록이 많고 실력이 좋은 사람을 대모(大母)라고 부른다. 이 대모가 굿을 행할 때 쓰는 무구로는 큰머리, 신방울, 부채, 신칼, 손전 등이 있는데 옛날 윗대로부터 대물림 받아 사용하고 있다. 부정굿이나 가망굿, 군웅굿, 제석굿과 같은 잔삭다리(작은굿)에서는 신방울을 들지 않는다. 무복(巫服)은 홍치마, 쾌자, 띠 등이 있으며, 굿거리마다 옷을 갈아입지는 않는다. 대모가 큰머리를 쓰고 하는 굿을 큰 굿이라고 하며, 손굿, 손님풀이, 시왕탄일, 황천문답, 축문, 환생탄일 등이 있다.

남해안별신굿에서 악(樂)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을 산이라고 하며 이중에서 굿의 모든 것을 관장하고 통솔하는 사람을 대사산이라고 부른다. 남해안별신굿의 무악(巫樂)은 장구, 징, 북, 피리, 대금, 해금, 아쟁, 가야금으로 구성되며 그 연주는 타악기 합주와 3관층 위주의 시나위 합주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남해안별신굿은 장단의 종류도 많은데 불림, 말미, 조너리, 푸너리, 대너리, 제만수, 덩덕궁이, 올림채, 넋노래채, 제석노래채, 삼현, 공사, 수부채, 맘자심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져 있다. 무무(巫舞)로는 올림춤, 신광주리를 가지고 추는 춤, 삼현춤, 시석춤, 무복을 가지고 추는 춤 등 장단의 종류만큼 다양하게 있으며 정중동(靜中動)으로 이루어지며 궁중무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시석춤의 경우 머리사위, 앞사위 회전이 있고, 밑을 모아서 위로 대문쪽으로 뿌려주는 특징이 있다. 이는 액운을 거두어 대문 밖으로 내다 버린다는 의미를 지닌다.



 
남해안별신굿
남해안별신굿


남해안별신굿은 무녀가 큰옷(큰머리, 쾌자, 홍치마, 검정띠 일체)을 입으면 불미스런 행동을 삼가야 한다. 큰옷을 입고 뛴다거나 길거리에 나가지 않으며, 화장실에 가지 않고,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리고 굿에서 ‘상(돈)’을 요구하지 않으며 굿을 할 때 참관하는 사람들도 무녀에게 직접적으로 손을 대지 않으며 돈은 부채위에 올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남해안별신굿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되는데 별신굿, 오구굿, 도신굿으로 나누어지며 그 뜻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별신굿 - 마을을 위한 굿

마을의 안녕과 각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굿으로 각 마을마다 2년, 3년, 5년, 10년의 터울이 있다. 이 별신굿은 많은 사람들의 발복을 기원하는 희망이 되어주고 있으며 지금은 통영의 죽도마을과 거제의 죽림마을에서 2년마다 별신굿이 행하여지고 있고, 통영의 사량도 능량마을은 10년의 터울을 두고 있다.

△오구굿(오귀새남굿) - 죽은 자를 위한 굿

바다와 함께 생활하는 해안 지방의 특성상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은 어떻게 보면 아주 가까이 있는 현실일 것이다. 이러한 삶 속에서 죽은 이의 넋을 기리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것은 살아 있는 자들이 죽은 자를 위한 마지막 노력일 것이다.

명을 다하여 생을 마감하는 것이 모든 인류의 바람이겠으나, 현실은 그렇게 쉽게 우리의 삶을 영위하게 놓아두지 않고, 극도로 산업화 되어가고, 기계화 되어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명을 다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이들도 많다. 오구굿은 죽은 넋들을 위한 굿으로 죽은 이들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의 희망을 기원하는 굿이다. 별신굿과 달리 오구굿의 큰굿에는 영둑굿, 길딱기, 칠공주풀이가 행하여진다.

△도신굿 - 집안과 조상을 위한 굿

별신굿이 마을의 안녕을 빌어주는 굿이라면 도신굿은 그 집안의 조상을 모시고 그 집안의 발복을 기원하는 내용의 굿이다. 특히 별신굿의 내용과 조상에 기원하는 오구굿의 내용이 함께 이루어지는 굿으로 아직도 집안의 안녕과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고 자손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도신굿이 가끔 행하여지고 있다.

남해안별신굿은 굿 속에 놀이와 문화도 다양하게 있는데 그 종류는 다음과 같다.

◇ 탈놀이

- 중광대놀음 : 중광대놀음은 중광대와 각시, 기생, 병신, 양반, 주정뱅이, 머슴 등의 등장인물과 마을 사람들이 모두 공연자이자 관객이 되어 놀이를 펼치는데 깊은 산중에 중이 잃어버린 각시를 찾아 세상으로 나왔으 나, 세상은 온 세상이 모두 돈(금전) 세상이고 권력위주의 세상으로 바뀌어 삶의 질이 악화 되였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역어지며, 돈과 권력이 전부가 아니요,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것이 최고의 삶의 방식이라는 교훈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중광대의 재치와 관중과 함께하는 탈놀음의 기본에 충실하며, 사회풍자의 해학이 뛰어나지만 내용중 관청을 비꼬는 내용이 많아 일제 시대 이후 쉽게 이루어 지지 못하다가 다시 문민시대를 지나면서 놀아지고 있다.

- 할미광대놀음 : 산중에 있는 당산 할미가 굿 소리를 듣고, 마을에 내려 와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고 마지막에는 그 마을의 풍어와 각 가정의 평안을 빌어주는 내용으로 교훈적 성격과 함께 놀이적 성격이 강한 놀음으로 해학과 풍자가 깔려 있는 놀이이다.

- 적득이놀음 : 비비각시 놀음이라고도 하며, 성의 도덕성과 권력이나 돈으로 모든 삶을 이루려는 현실을 질타하며, 관객과 함께 마을의 잘못된 것들을 비꼬며, 단 한명의 부정한 사람으로 인하여 마을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 내용의 놀음이다.

◇ 용선놀이(놀음)

용은 신화속의 영물이다. 임금이 자리하는 것도 용좌라 한다. 영혼에게 최고의 배인 용선에 혼을 싣고 지옥에 가지말고 천상세계를 인도하며 이승에 있는 온갖액을 거두어 자리를 맑게 정화시키고 이승에 있는 자는 명과 복을 누리게 하라는 것을 무녀와 함께 춤으로 형상화 한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마지막 석별의 정을 나누며 이승에 남은 사람은 죽은 영혼에게 극락세계에 잘가라고 노자를 주며 마지막 이별을 하는 것으로 풍어제와 오귀새남굿에서 행해진다.

◇ 띄배놀이

영남의 가래소리와 함께 관객과 마을 주민들 그리고 공연자들 모두가 연희자가 되어 함께 가래소리를 부르며, 띄배를 메고 바닷가로 나아가 마을의 모든 액과 부정한 것 그리고 모든 이들의 염원을 함께 싣고, 멀리 바다로 띄워 보내는 놀이로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단결을 이루며, 함께 즐기며, 함께 기원하는 놀이다.

특히, 이 띄배 안에는 시석 음식을 넣어 가는 길에도 많이 먹고, 좋은 일만 남겨 두라는 의미가 있으며, 현재는 거제 죽림마을별신굿에서 유일하게 행해지고 있다.

통영/허평세기자

 
남해안별신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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