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부부갈등 증후군’ 예방법
‘명절 부부갈등 증후군’ 예방법
  • 경남일보
  • 승인 2015.09.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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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경상대학교 학생처장·유아교육과 교수)
고유의 명절인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고 모두를 일상으로 돌아왔다. 어떤 부부는 모처럼 고향으로 가서 부모님을 비롯한 여러 친척들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귀향을 아쉬워하며 돌아왔는가 하면 어떤 부부는 돌아오는 차속에서 한 말다툼으로 인해 지금도 서먹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른바 ‘명절 부부갈등 증후군’을 치료할 필요가 있다. 오죽했으면 라디오 방송에서 추석명절 전쟁을 치르고 다들 무사하신지 안부를 묻는 멘트가 있을 정도이겠는가.

28일 대법원의 최근 6년 동안 전국 1심 가사소송 협의이혼사건 접수 현황에 따르면 설과 추석 등 명절이 지난 다음 달에 사건 접수 건수가 대폭 증가한다는 것이다. 올해 설 연휴 2월에 8567건이 접수되었는데, 한 달 후인 3월에 1만1406건이 접수되어 약 30%의 증가가 보고되었는가 하면, 지난 추석명절도 비슷한 경향이다. 전문가들은 명절을 계기로 그동안 쌓여온 갈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와서 명절 이후 이혼신청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필자는 여기서 명절 부부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나누고자 한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간관계에서 주고받는 말의 중요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라는 속담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는 말을 잘못 주고받아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데, 부부간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의사소통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류분석 이론이 있다. 이는 개인이 갖는 자아 상태를 바탕으로 의사소통의 교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탐색한 이론으로서 갈등을 경험하는 부모-자녀 간에, 부부간에 적용할 수 있다.

간략히 설명하면, 우리 모두의 내부에는 세 개의 자아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아동자아, 성인자아, 부모자아로 볼 수 있으며, 이들은 상태로 본다. 즉 아동자아 상태는 어린시절에 느꼈거나 행동했던 것과 똑같은 감정이나 행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주로 감정이나 충동으로 형성되어 있다. 부모자아 상태는 부모가 사용했거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말이나 사고방식, 몸짓 등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즉 부모자아 상태는 징벌과 제한을 가하는 부분과 사람을 보살펴주는 양육적인 부분이 있다. 성인자아는 사물을 판단하려는 부분으로 항상, 감정에 지배되지 않는 합리적인 입장을 취하려하며 냉정하고 논리적인 영역이다.

이러한 자아상태가 부부간의 의사소통에서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갈등이 해소될 수도, 증폭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명절 후유증인 말다툼에서 아내를 화나게 하는 대표적인 말 중의 하나는 남편이 ‘그깟 부엌일이 뭐가 힘들다고 그래?’ 하는 말이다. 이 경우, 아내가 명절 때 부엌일로 인한 고생에 대해 투덜댔을 것이고, 이때 아내는 아동자아를 사용한 것인데, 남편은 냉철한 성인자아를 사용해 단칼에 아내의 아동자아를 무시한 것이다. 만약 남편도 아동자아를 사용해서 ‘그래 당신 너무 힘들었구나! 많이 속상했겠네.’ 라고 맞장구를 쳐주면 아내는 금방 풀어질 수도 있다.

‘기껏해야 1년에 두 번인데 그냥 착하게 해주면 안되니?’하는 남편의 반응도 같은 맥락이다. 요컨대, 아내가 감정을 섞은 아동자아를 사용할 때, 남편도 감정을 표현한 아동자아로 받아준다면 부부간의 의사소통이 봄눈 녹듯 녹아내리는 따뜻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남편과 아내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다. 이 이론의 적용으로 모두가 행복한 부부의 의사소통을 기대해 본다.

 
최정혜 (경상대학교 학생처장·유아교육과 교수) 경일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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