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물 좋은 세상
좋은 선물 좋은 세상
  • 경남일보
  • 승인 2015.09.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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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규 (아동문학가)
조평규
‘추석’을 전후하여 가게마다 상점마다 예쁜 상자에 담긴 각종 상품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추석’ 선물인 것이다. 옛말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고 하였으니 알록달록 예쁜 그릇, 예쁜 상자에 담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야 구매자의 눈길도 끌 수 있고.

명절을 맞아 일가친척, 평소에 도움을 받은 분에게 조그마한 정성을 표시하는 일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옛날에도 ‘육쪽 마늘은 사돈댁에 보낸다’고 하지 않던가. 이왕이면 잘 자란 채소, 맛있게 익은 과일을 선물로 보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이 선물이 일정한 선을 넘으면 선물이 아니고 뇌물이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가지고 온 물건을 ‘앉아서 받으면 뇌물이고, 서서 받으면 선물이 된다’는 말까지 생겨난 게 아닐까.

앉아서 받는다고 하는 말은, 그 물건을 가지고 온 사람보다 받을 사람의 지위가 더 높거나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뜻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없는 사람이 많이 가진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예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선물’이라기보다 ‘뇌물’의 냄새가 풍겨지는 일이다.

옛날 임금님은 삼복더위가 오면 신하에게 얼음이나 개장국을 하사하셨다는 얘기도 있다. 정말 성은이 망극한 선물이었을 것이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생각해 주고, 가진 자가 없는 자를 걱정해 주는 세상이 되면 얼마나 살맛나는 세상이 될까.

인공 치아를 잇몸에 심는 임플란트의 기원으로 전해지는 ‘임금의 이빨이 빠진 자리에 신하가 자기의 이빨을 뽑아서 심게 했다’는 얘기. 사실인지 꾸며낸 얘긴지 알 수 없지만, 그 이빨이 ‘선물’이었는지 ‘뇌물’이었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선물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게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한다. 선물의 가격, 크기는 적거나 작아도 정성이 듬뿍 담겨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웃는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좋은 세상이 활짝 열리지 않겠는가.
조평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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